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이사진 내부에서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론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을 원안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본 내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연기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 이사진 "1년 연기해야"

IOC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공포에 빠진 상황에서도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을 강행하겠다고 18일(이하 한국시각) 밝혔다. 그동안 취소나 연기는 없다고 말해온 IOC와 일본 정부는 다시금 도쿄올림픽 강행 의사를 전 세계에 천명했다. IOC는 17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주재로 국제경기연맹 대표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도쿄올림픽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IOC의 올림픽 강행 의사에도 일본 내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특히 올림픽을 실질적으로 준비해야 할 도쿄올림픽 조직위 내부에서 1년 연기론이 주장하는 등 파열음이 나고 있다. '스포츠호치'는 18일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이사진이 1년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주장을 30일 열리는 조직위원회 이사회에서 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사진은 최근 대회의 정상 개최는 어렵다고 보고 선수 입장을 존중해 1년 연기가 적합한 대안이라는 견해를 줄곧 밝혀왔다. 

이사진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를 감안할 때 7월24일 개막은 힘들다"면서 "2년 연기론도 나오고 있지만 올해 올림픽을 목표로 뛰어온 선수들을 고려해 1년 여기가 적합하다"고 밝혔다. 현재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한 미국 NBC는 NFC와 NBA 등 미국 인기 스포츠가 진행되는 가을 이후 올림픽 개최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대회가 연기된다면 내년 여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조직위원회 이사들은 일부 국가의 보이콧도 우려했다. 코로나19로 대회 참가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호주 정부는 도쿄올림픽 불참을 검토 중이다. 리차드 콜백 호주 스포츠부 장관은 2월26일 "호주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준비를 마쳤지만 건강과 안전을 위협 받으면서까지 출전해야할지는 의문"이라면서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때문에 대회가 강행될 경우 파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IOC 강행 결정했지만…남은 변수는

IOC가 18일 성명으로 2020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지만 좀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준비가 가능할까라는 의문부호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본 국민들조차 올림픽을 연기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과 15일 이틀간 전화로 전국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본 국민의 70%가 개최 연기 내지는 중지(취소) 의견을 보였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라는 물음에 '연기한다'가 가장 많은 63%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예정대로 개최한다가'가 25#, '중지한다가'가 9% 순으로 집계됐다. 확산 일로에 있는 코로나19에 전 세계에서 1만 명이 넘는 선수단이 참가하고 관광객 숫자는 50만 명에 가까운 전 세계 스포츠 축제 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본 국민 자체가 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흐 위원장은 12일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WHO가 도쿄올림픽 취소를 권고하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WHO는 11일 코로나19가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와 이다고 공식 선언했다. WHO는 특정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퍼져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전 세계 모든 인구가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 팬더믹을 선언한다. WHO가 팬더믹을 선언한 건 2009년 신종플루 이후 처음이다.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더믹이 조기에 수습되지 않을 경우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과 8월 패럴림픽 또한 '정상적 개최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HO가 앞으로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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