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미디어센터 내부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새롭게 마련한 ‘K리그 미디어센터’는 축구 중계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10억 원을 투자해 미디어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7월부터 사전 조사를 시작해 연말까지 업체 선정과 착공 준비를 마무리하고 올해 1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 1일 설립을 완료했다.

◆중계 방송 국제화와 영상 관리 일원화 기대

미디어센터 설립 배경은 크게 두 가지였다. 연맹은 주체가 되는 중계 방송 영상 송수신 시스템 구축과 일원화된 리그 영상 자료 관리가 필요했다.

미디어센터는 주관 방송사나 연맹이 제작한 중계방송 영상을 국내 중계 TV 채널이나 인터넷 뉴미디어, 나아가 해외에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2경기를 위성으로, 8경기를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로 동시에 송출할 수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프로리그들처럼 K리그 모든 경기에 통일된 디자인의 방송 그래픽과 자막을 입혀 훨씬 세련된 중계 화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미디어센터는 중계 영상 자료를 보관하는 아카이브(Archive) 구실도 한다. 과거 1983~2015년까지의 K리그 중계 방송 원본 영상은 지상파 방송사 창고에 비디오 테이프 형태로 보관돼 있다.

2016년 K리그 중계 방송 영상 아카이브 사업을 통해 산재돼 있던 영상들을 동영상 파일 형태로 아카이빙 작업을 했지만, 지난해까지는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 내 로컬 서버에 보관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연맹이 직접 영상 관리를 맡게 됐다. 물리적인 자체 서버가 아닌 아마존 클라우드 서버에 영상을 보관해 운영 비용을 크게 낮췄다.

연맹은 미디어센터에 인공지능(AI) 영상 편집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기 직후 이 편집 AI가 2분 만에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어내게 된다. 보다 쉽고 빠르게 실시간 콘텐츠를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리그 중계 방송의 국제화도 기대하고 있다. 위성 및 아마존 클라우드를 통해 해외 수신처에 5초 이내 도달, 영문 자막과 해설 제작 및 송출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결국 중계 영상을 새로운 콘텐츠로 재가공해 수익화할 길이 크게 넓어졌다.

K리그 미디어센터에서 직원들이 영상 분석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맹 “미디어센터, 일종의 K리그 방송국 형태”

이종권 연맹 홍보팀장은 1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영상을 자체 제작하고 해외나 뉴미디어 쪽으로 판매를 해야하는데 방송 그래픽 등을 통일성 있게 입히기 위해 미디어센터 설립은 필수 사항이었다”라며 “중계권 판매의 전초 기지로 생각하고 있다. 기대 효과는 영구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맹은 일본 J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미디어센터 시스템을 연구하고 벤치마킹했다. J리그는 지난 2014년 도쿄에 영상 아카이브 센터를 설립했고 분데스리가는 2007년 독일 쾰른에 미디어센터를 만들었다. 사두진 연맹 뉴미디어팀장은 이날 통화에서 “J리그의 경우 직접 방문을 했고, 분데스리가는 전시를 갔을 때 담당자와 미팅을 통해 설명을 들었다”며 “J리그는 외주를 두는 시스템이었고 분데스리가는 자체적으로 제작, 관리하는 시스템이었다. 연맹은 후자인 분데스리가 모델을 좀 더 따르게 됐다”고 전했다.

국내에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아카이브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종권 팀장은 “KBO, WKBL의 경우는 영상을 저장해놓는 형태다. 두 리그는 방송사에서 중계 영상을 제작하기 때문이다”라며 “반면 K리그는 거기에 더해 저희가 원하는 자막,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입히고 중계 전체를 컨트롤하는 기능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권 팀장은 “10억 원이라는 투자액은 사전에 시장 조사를 거쳐 합리적으로 설정된 액수다. 연맹에서는 예를 들어 당장 12억 원의 효과를 낸다는 등 가성비를 따지는 차원을 떠나 향후 꾸준히 지속될 중계권 협상과 영업 등에 있어서 기반을 만들어놓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미디어센터는 일종의 소규모 K리그 방송국, 중계 센터와 같다. 제 기능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K리그 미디어센터 개념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