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휴식기 맞은 한국프로농구
KBL, 서브컬처 개발 힘써야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한국농구연맹(KBL)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유례없는 시즌 중 4주 휴식기를 맞았다. 향후 프로농구 발전을 위한 ‘서브컬처’를 고민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였다.

‘서브컬처’는 어떤 사회의 ‘지배적 문화’와 별도로 발전하는 독특한 문화를 뜻한다. 우리말 ‘하위문화’로 불리는 이 개념은 인간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유행이 빨리 바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서브컬처 중요성이 더욱더 대두된다. 대중은 어느 하나에만 온전히 집중하고 즐기는 데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으로부터 의미와 재미를 찾고 있다. 무궁무진한 영상 콘텐츠로 대표되는 유튜브 시대가 도래한 것은 대중 속 서브컬처가 2020년 현재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프로농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즐길 게 너무 많아진 2020년의 대중은 굳이 프로스포츠 경기장에 가지 않는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 여러 가지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 농구가 다른 대중문화와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쉽지 않다. 여기서 KBL의 고민이 출발해야 한다. 모든 게 빨라지는 한국 사회에서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한다. KBL이 단순히 농구 리그를 운용하고 TV 중계를 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다음, 즉 서브컬처를 생각해내야 할 때다.

모든 게 빨라지는 한국 사회에서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한다. /픽사베이

유튜브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 세계에서 KBL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낮다. KBL은 2012년부터 유튜브 채널 ‘KBL TV’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나 8년이 지난 현재 구독자는 3만1500여 명에 그친다. 프로농구를 다루는 일반인 채널보다 구독자, 조회수에서 크게 밀리는 게 현실이다. 특별함을 찾는 대중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방증(傍證)이다. KBL은 시즌 중 찾아온 휴식기를 허투루 보내선 안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지혜가 필요하다. 흥행을 고민하는 KBL은 서브컬처부터 개발해 프로농구를 대중이 좋아하는 문화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를 동반해야 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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