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19 수차례 감사서 '음성‘…사망 직전 소변검사는 ’양성'
18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날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던 17세 청소년이 사망하면서 보건당국이 사후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사망원인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이 제기되는 가운데, 만약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국내 첫 10대 코로나19 사망자가 된다.

19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15분께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던 17세 A군이 숨졌다. A군의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며, 기저질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A군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코로나19 검사를 9번이나 시행했다. 선별진료소에서 한차례, 영남대병원에서 8차례 등 9차례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다만 사망 직전에 받은 소변, 피, 객담 검사 중 소변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하나의 양성을 어떻게 판독하느냐에 따라 (사망 요인이)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는 미결정 판단으로 검체 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가 나오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A군의 직접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알려진다. 다발성 장기부전이 온 환자는 폐렴이나 신장염, 후두염 등을 일으키는 균 등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패혈증을 일으키거나, 호흡기관을 포함해 몸속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숨질 위험이 매우 높다.

A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나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이로인해 장기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져 사망으로 이어진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1918년 ‘스페인 독감’과 최근의 ‘신종플루’(H1N1), ‘조류인플루엔자’(H5N1)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 반응의 과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은 젊은 층에서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

중국 의료진은 지난달 말 신종 코로나 초기 확진 환자 41명을 조사한 논문에서 일부 중환자에서 감염병 진행 속도가 빠르고 항바이러스제 등 치료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A군의 가족은 병원이 코로나19 검사에만 집착해 제대로 된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 아버지는 언론을 통해 "열이 41도가 넘었고 폐에 염증으로 위독하다고 판단했음에도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집으로 돌려보내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앙병원 측은 "선별진료소를 찾은 첫날에는 발열 증상만 있었고 체온이 40도를 넘지 않았다"며 "이튿날 오후부터 A군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급속히 악화해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급히 이송했다"고 밝혔다.

가족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0일 약국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밖에 나가 1시간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한 뒤 이날 밤 발열 증상을 보였다. 12일 체온이 41.5도가 나왔고 경산중앙병원은 "선별진료소가 닫아 검사는 다음 날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대신 마스크와 고글 등을 착용하고 선별진료소로 나온 의료진에게서 해열제와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당시 A씨는 열이 39도 정도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경산중앙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와 폐 X선 촬영을 한 결과 폐에 염증을 발견했다. 의사의 진료에 따라 A군은 약을 먹으며 집에 머물렀다.

A군 이날 오후 다시 상태가 악화돼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를 받다가 18일 숨졌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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