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스크 구입 위해 긴 대기행렬…폐마스크 세탁 후 판매한 일당 검거
태국 방콕 현지에서 마스크를 사려는 긴 줄이 서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사재기로 인해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L모씨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인해 '관광의 나라' 태국에 거주중인 교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태국은 코로나19 검사 비용만 현지인 평균 월급의 절반 수준이라 현재 발표된 확진자수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일 태국 현지 가이드 L모씨(40)는 한스경제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최근 홍콩에서 온 여행객이 수도 방콕 중심가 통러클럽에서 술잔을 돌리고 마시다가 11명이 집단감염돼 지역사회에 난리가 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통러클럽이 위치한 곳은 한국으로 비유하면 강남 가로수길 정도 되는 곳으로 부유층 자제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날 기준 태국 확진자수는 212명으로 전일대비 35명 증가했다. 사망자도 1명 추가돼 누적 사망자수는 2명이다. 이날 태국 현지에서는 연예인들과 태국 총리 쁘라윳 짠오차 최측근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태국 정부는 지난 17일 자정부터 2주간 모든 술집과 사람들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폐쇄 조치를 내렸다. 이달 말까지 유흥업소, 복싱경기장, 학교, 대학교, 바디마사지, 경마장, 영화관 등이 해당된다. 방콕과 휴양지 파타야, 푸켓 등 전 지역이 대상이다.

이로 인해 태국 최대 축제인 송끄란 물축제도 취소 또는 연기할 예정이다. 송끄란은 4월 13~16일로 예정돼 있다.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히며 전 세계 여행객들이 모여 즐기는 축제다. 각 자치단체는 송끄란을 취소하는 추세다.

태국 코로나19 검사 비용 현황. /L모씨 제공

L씨는 "태국은 검사수가 1000건이 안되기 때문에 확진자가 그정도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검사 비용이 3000~9000바트(약 11만5500원~34만6600원)정도로 한달에 1만5000바트 버는 사람들은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어 알게 모르게 확진자가 매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특히 부리람주(州)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령층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를 봉쇄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부리람 주정부 관계자는 "외부지역에서 부리람주로 이동시 신원 확인, 연락처 확보 등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 적발·추적과 함께 유사시 치료 대응 체계를 갖추려는데 주안점이 있을 뿐, 주 봉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L씨는 전한다.

그러나 태국 교민 20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는 "부리람에서 노인들이 많이 돌아가신건 사실"이라며 "부리람에서 거주하는 사람들 증언이 많다"고 주장했다.

L씨가 보내온 현지 사진을 보면 마스크를 사려고 매우 긴 대기행렬이 펼쳐지고 있다. 대형할인마트에서는 생필품 사재기로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마스크가 매우 부족한데 태국 수판부리에서 폐마스크를 세탁하고 다림질해 판 일당이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태국 수완나품 공황의 모습. 입출국자가 없어 한산하다. /L모씨 제공

현지 교민들은 태국 은행권에서 출시한 코로나19 관련 보험에 가입하는 등 걱정이 많은 모습이다. 현재 태국은 한국에 대해 검역 제한이나 격리 권고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태국 입국을 위해서는 48시간 이내 코로나 검사확인서와 한국에서 여행자보험으로 10만달러짜리 보장 보험에 가입해야한다.

그러나 출입국 통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한국으로 귀국하기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게 L씨의 설명이다. 태국 수완나품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L씨는 "쏭끄란 축제를 취소한다는 것은 태국 정부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쉬쉬하고 있지만 다수의 고령층이 폐렴으로 사망한다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교민들은 감염자수나 사망자수와 관계없이 한국의 상황이 더 좋다고는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이미 태국에 터전을 잡은 교민들은 걱정과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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