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강원도 감자, 10kg당 5000원 가격으로 연일 품절 사태...'포켓팅' 신조어 까지 등장
이마트, 못난이 감자 3일만에 40t 완판하기도
강원도 감자를 홍보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문순 도지사 트위터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이 재고 농산물에 열리고 있다. 다소 투박한 생김새와 재고 상품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완판 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 온라인 쇼핑몰인 '강원도 진품센터'에서 판매하는 감자가 연일 품절 사태를 기록하는 중이다. 앞서 11일 첫 판매 매진에서 시작해 지난 16일에는 약 2분 만에 감자 8000상자가 모두 동나기도 했다.

인기 요인은 단연 ‘가격’이다. 해당 감자는 10kg당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포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포켓팅은 감자(Potato)와 매표(Ticketing)를 결합한 단어로 감자를 구매하는 게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표 티켓을 구매하는 수준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해당 감자는 최문순 강원지사의 홍보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 지사는 자신의 SNS에 코로나 19로 강원도 감자가 안 팔려 농민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원도 내 감자 생산량은 평년보다 20% 이상 늘었지만 판매량이 감소해 재고가 넘치는 상황이다. 이에 강원도는 도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소비 촉진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10kg당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감자의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 최문순 도지사 트위터

경기도도 친환경 농산물 완판 신화를 이어갔다. 시금치, 깻잎, 상추 등 11개 품목이 담긴 4㎏ 친환경 농산물 박스를 2만원이라는 가격에 내놓았다. 기존 친환경 상추가 100g당 1300원, 깻잎은 30g당 1300원 내외 시세인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친환경 농산물 박스는 두 시간 만에 7천여 상자가 품절될 만큼 불티나게 팔렸다. 경기도는 개학 연기로 납품이 어려워진 학교급식용 친환경 농산물의 재고를 없애고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

이마트도 재고로 쌓인 감자를 판매해 재미를 본 업체 중 하나다. 이들이 판매한 못난이 감자는 생김새가 울퉁불퉁하고 손질이 어려워 상품성이 없어 재고로 쌓이곤 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이마트는 강원도 농가에 버려진 못난이 감자 30t을 매입해 900g 780원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감자는 3일이 채 되지 않아 30t 전부 완판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SSG닷컴이나 매장에서 못난이 감자를 구매하지 못한 고객들 사이에서 판매 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못난이 감자는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SBS '맛남의 광장' 프로그램에서 못난이 감자를 사달라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부탁을 수락하면서 판매가 이루어 졌다. 해당 감자는 본래 매장에서 판매되지 않던 상품이지만 농가를 지원하는 취지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12월 이마트가 진행한 못난이 감자 행사 / 이마트 제공

이러한 판매 행사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농가와 기업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가는 재고로 쌓인 물건을 처리하고,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면서 기업은 소비침체로 하락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은 농가를 돕는 착한 이미지까지 구축할 수 있어 마케팅용으로도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해석이다.

못난이 감자에 이어 농산물 판매 흥행을 이어가고자 이마트가 다시 한 번 손을 걷었다. 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보다 13% 증가한 53만5000t에 달하지만, 최근 소비가 위축돼 농가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마트는 400t 규모의 '보조개 사과'를 매입해 4kg당 9980원에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판매 하는 봉지 사과 대비 40%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농산물 행사로) 소비자들에게 약간의 흠이 있어도 뛰어난 상품성과 당도를 보유한 ‘보조개 사과’를 알려 판매 활성화에 나서겠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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