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 간의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체결했다가 2010년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10년 만에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6.0원까지 상승했다. 129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이다. 2010년 7월 14일 1306.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장중 고가 기준)인 것이다.

전날 정부가 외화자금시장 안정을 위해서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들이 해외와 달러 차입 거래를 할 수 있는 한도를 늘려 주겠다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안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의 매각자금 환전 등을 위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기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부 및 금융계,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며 “이는 불안한 시장을 잠재우는 안전판”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미 통화스와프는 든든한 안전망이 될 것”이라며 “재개를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달러 부족, 한일과 한미 통화스와프 거부, 우리나라 단기외채비율 상승, 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 75% 그리고 신흥국 국가부도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두 배로 확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통화를 교환(swap)한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다.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낮추거나 외화 확충을 위해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 간에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돼 있는 경우, 한·미 양국은 필요할 때 자국 통화를 상대방 중앙은행에 맡기고 그에 상응하는 외화를 빌려올 수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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