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토브리그'. 박은빈(이세영)과 조병규(한재희)가 선수들에게 홍삼을 나눠주고 있다.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드라마 속 건강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중장년층에게 높은 관심을 끌었지만 최근에는 2030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게까지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20대 후반의 드라마 마니아 A씨는 최근 코로나19로 면역력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VOD를 통해 자주 봤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나왔던 홍삼톤골드 제품이 떠올라 온라인으로 해당 제품을 주문했다. 셀프백신 차원에서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한 방편이었다.

■ 드라마 속 건강제품 인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실외활동이 줄어들면서 미디어 사용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드라마 속 PPL(간접광고)를 통해 소개되었던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2월 21일부터 3월 15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노출되었던 홍삼톤골드는 전년동기대비 65%,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노출되었던 화애락 이너제틱은 61% 증가했다. PPL 노출 제품들이 그만큼 인기가 높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 상반기 최고 인기 드라마라고 꼽을 수 있는 '스토브리그'는 꼴찌 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19.1%를 기록하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과몰입하게 만드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역시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는 '이태원 클라쓰'는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로 창업을 통해 성공하려는 청춘들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그린다. 14일 방송한 14회는 시청률 14.2%까지 기록하며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로 꼽힌다.

SBS '스토브리그' / JTBC '이태원 클라쓰'

■ 드라마에 자연스레 녹아 든 건강제품

'스토브리그'에서는 야구단 프런트들이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에 돌입한 선수들에게 정관장 홍삼톤골드를 나눠주는 장면이 나온다. 운동선수들이 실제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고 그 중 홍삼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극의 흐름에 제품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자연스럽게 보여진 PPL로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여주인공 조이서(김다미)가 마현이(이주영)에게 홍삼 젤리스틱을 건네 받아 먹는 장면이 나온다. '단밤'이라는 이태원 포차로 시작해 IC라는 국내 굴지 기업으로 배경을 옮긴 등장인물들이 과도한 업무량에 휴식을 취하는 데에서 보여진 모습이다. 조이서가 먹은 제품은 정관장 화애락 이너제틱으로 2030 여성들을 위한 건강식품이다. 여성 회사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제품이 극중 캐릭터의 연령대, 직업 등과 잘 맞아 떨어졌다.

게다가 이 같은 홍삼 제품의 경우 실제로 면역기능을 조절해 폐렴-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성균관대 약대 이동권 교수팀은 '홍삼의 폐렴구균 패혈증 예방 효과' 논문을 통해 증명했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유발되는 폐렴-패혈증에 대한 홍삼의 예방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실험군당 10~20마리의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홍삼 투여군이 생리식염수 투여군보다 2배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인 것이다.

생리식염수 투여군은 폐렴구균에 감염돼 50%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홍삼 투여군은 100% 생존했다. 생리식염수 투여군의 체중은 10% 증가에 그쳤으나 홍삼 투여군은 22%로 정상적으로 증가했다.

더불어 미국 조지아 주립대 생명과학연구소 염증·면역 및 감염센터 강상무 교수 연구팀도 세포 모델과 동물 모델을 활용한 연구에서 홍삼의 효능을 증명했다. 해당 연구팀은 홍삼 추출물이 주로 호흡기 상피세포에 감염돼 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은 하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체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에 감염된 폐 상피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고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염증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실험 쥐에 홍삼 추출물을 RSV 감염 60일 전부터 꾸준히 섭취시켰을 때 폐에서 RSV 바이러스 증식할 확률이 대조군 보다 낮다는 결과도 함께 얻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특히 2030세대 등 젊은 층의 반응이 좋다"며 "최근에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드라마 속에 나왔던 제품에 대한 구매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JTBC '이태원 클라쓰'. 이주영(마현이)가 조이서(김다미)에게 화애락 에너제틱을 건네고 있다.

■ 자연스러운 PPL이 관건

PPL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드라마에서 PPL을 통한 수입은 방송사 광고수익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체 광고비 중 방송사의 간접광고 취급액은 1200억 원대(2019년 광고산업조사 기준)를 돌파했다. 방송사는 경영난을 타개하고 제작을 지원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데서 간접광고를 반길 수 밖에 없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 단계에서부터 반드시 논의해야 하는 필수조건이 됐다.

광고주들에게도 드라마 PPL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인기 홍보채널로 급상승하고 있다. 극중 제품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광고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하는 시간에 광고 없이 보는 IPTV의 활성화로 PPL은 더욱 중요한 광고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사진=SBS '스토브리그', JTBC '이태원 클라쓰'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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