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운 북돋는 한약·올바른 생활습관…강한 면역력 만들기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럽 각국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전 세계적 유행이 현실화 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면역력,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키는 힘이다. 수면, 손 씻기, 물 마시기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만 제대로 유지해도 면역력을 증진시킨다고 하는데, 여기에 더해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가 질병 예방과 몸의 정기를 북돋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최인화 교수와 함께 면역력이란 무엇이며 이를 강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최인화 교수/제공=강동경희대병원

◇ 작은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증식하는 병

바이러스 감염증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해 기관이나 조직에서 증식해서 생기는 병이다.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오는 경로는 2가지 패턴이 있다. 하나는 침입한 신체의 일부에서 증식한 다음 혈액 속에 들어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혈액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첫 번째 패턴의 침입 경로는 입과 코다. 체내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상기도 또는 장관에서 일단 증식한 다음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두 번째 패턴은 주사바늘에 찔린다든가, 벌레에 물린다든가, 출산 시 발생하는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 바이러스가 혈관 내로 침입하면 혈류를 타고 목표로 하는 세포에 도착하여 감염시킨다.

◇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키는 힘, 면역력

우리 몸은 이러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는데, 이를 면역체계라 한다. 면역(immunity, 免疫)이라는 말을 그대로 해석하면 역(疫)을 면한다는 뜻이다. 역이란 유행병을 말하는 것으로 면역체계는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체계로 볼 수 있다.

즉 외부 미생물(바이러스, 세균, 진균, 기생충)들의 침입으로부터 생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이다. 면역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는 감염성 증가,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악성 종양 등 생체에 불리한 반응이 일어난다.

◇ 면역기능 낮으면 감염력 높아지고 치료도 힘들어

최인화 교수는 “면역기능이 활발한 사람은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다”며, “그런데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감염방어능이 떨어져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지 못해 감염이 반복되거나 감염 시 중증화, 난치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면역력이 저하되면 체력이 저하되면서 만성피로나 불면증 등을 앓게 되면서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면역력을 올려 질병을 예방했던 한의학

한의학 고전인 ‘황제내경’에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는 말이 있다. ‘정기(正氣)가 우리 몸속에 있으면 사기(邪氣)가 감히 쳐들어 올 수 없다’는 뜻이다. 정기(正氣)는 원기를 뜻하기도 하고, 우리 몸을 지키는 좋은 기운을 의미하고 사기(邪氣)는 나쁜 기운, 즉 외부에서 우리 몸에 들어오는 각종 질병의 기운을 말한다.

최인화 교수는 “두 가지의 기운은 상호길항적이어서 한 쪽이 올라가면 다른 한 쪽은 내려간다”며, “어느 기운이 내 몸을 더 많이 지배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내 몸의 건강 상태가 달라지므로 정기를 잘 지키고 북돋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다양한 한약치료로 기운 북돋아 면역력 강화

한방에서는 질병의 예방을 위해 이러한 정기를 북돋아줘 면역력을 강화하는 한약을 사용해왔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법에서도 나타나는데, 실제 중국에서는 폐, 비, 위 등에서 보허(補虛) 및 부정(扶正)의 효과가 있는 한약인 황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금은화, 방풍, 감초, 곽향 등의 약재들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제시안에 따르면 일단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에는 개인의 면역력이 감염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분석했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있어 신체 안팎의 나쁜 기운인 풍, 열, 담을 제거하고 좋은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임을 강조했다. 또한 치료 시 대증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약 외에도 예방적 차원에서 호흡기 건강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한방건강보험제제도 함께 추천하고 있다.

◇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 충분하고 규칙적인 수면 =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이 시간에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 하루 1번 가벼운 운동 = 스트레칭, 산책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함께 한다면 대사 활성화를 통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손을 자주 씻는다 = 평소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염질환의 60%정도는 예방된다. 손을 자주 씻는 것은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WHO 지침에 따르면 미온수와 비누를 손에 충분히 묻히고 양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질러 거품을 낸다.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르고 손가락 사이사이도 문지른다. 그 다음 손끝으로 반대 손가락을 긁듯이 문지르고, 엄지손가락을 반대 손으로 돌려주며 문지른 뒤 비누거품을 깨끗하게 씻어낸다. 특히 음식을 만들거나 먹기 전후, 화장실 사용 후, 외출 후 귀가 시, 재채기 혹은 기침을 한 후 등에는 반드시 씻어주어야 한다.

△ 미지근한 물을 주기적으로 마신다 = 물은 전신을 돌며 산소를 운반하고 혈액 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미지근한 물을 주기적으로 마셔 몸속 수분의 양을 늘려주는 것이 좋다. 특히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는 가을철에는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줄이기, 금주, 금연하기 등도 도움이 된다.

최인화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미뤄볼 때 고혈압, 당뇨, 만성 신장질환, 천식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면역력이 저하돼 있으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각종 감염질환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