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PI 목표치 두고 상반된 주장
노조, 목표치 더 내려야
신임 전무이사...갈등 요인될 수도
IBK기업은행 노사가 KPI 목표치로 인해 대립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어렵사리 봉합된 IBK기업은행의 노사 갈등이 핵심성과지표(KPI) 목표치와 인사로 재점화 위기에 놓였다. 

KPI는 실적 평가를 위한 일종의 채점표다. 승진·성과급의 기준이 되며 주로 수익성, 잔액 규모, 고객 유치 등 상품판매 관련 요소 비중이 높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8일 윤종원 은행장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측이 PC-OFF 시스템을 무력화시켜 직원들에게 편법으로 시간 외 근무를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은행 노사 간 알력이 발생한 이유는 KPI 목표치 때문이다.

사측은 노조가 상반기 KPI 전면 미반영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목표치를 50% 하향 조정하자는 절충안을 요구했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15% 감축을 제시했지만 수익 목표는 기존과 동일하다고 비판했다. 

기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무량이 늘어 직원들의 피로도가 올라간 점을 감안해 지난 18일 상반기 KPI 목표치를 15% 낮췄다. 대면영업에 어려운 13개 지표 목표 감축, 핵심고객·비이자수익 등 13개 목표를 낮추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노조는 국책은행으로써 원활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선 한참 못 미치는 조치라고 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주요 고객인 퇴직연금 지표 목표 감축 ▲잇따른 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비이자수익 지표 제외 등을 통해 상반기 목표 축소는 15%가 아닌 50% 수준이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노조는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6000억원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은행을 찾고 있는 고객의 90%가 대출을 요구하는 등 애로가 많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초저금리 대출 목표만 2조원 이상 늘어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기업은행 노사 갈등을 부추길만한 요인이 하나 더 등장했다. 바로 전무이사 인사 문제다. 

기업은행은 지난 19일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를 은행 내 2인자로 불리는 전무이사에 임명했다. IBK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20% 성장시키는 등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한 자산 구조를 구축한 성과를 인정한 결과다. 

그러나 김 신임 전무이사가 윤 행장의 ‘예스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김 신임 전무이사가 윤 행장과 행정고시 선후배 사이인 윤용로 전 은행장의 두 번째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이력 때문이다. 자회사 대표가 전무에 오른 경우가 한 차례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이력이 전무이사에 앉게 된 연결고리라는 분석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월 윤 행장의 임명을 반대하며 26일 동안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며 금융권 역대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2인자로 불리는 전무이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윤 행장과 직원들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은 물론 소통 능력도 요구된다.

노조 관계자는 “김성태 대표가 신임 전무이사가 됐다는 소식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식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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