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판매량은 유흥시장이 더 많아… 외식업체 매출감소에 덩달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편의점 등 가정시장의 주류 매출은 늘었지만 유흥시장 매출이 급감해 주류업계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도권 확산세가 커지는 가운데 주류업계가 계속되는 매출 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가정시장 매출이 상승세지만 유흥시장 매출이 그만큼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지에스(GS)25와 씨유(CU) 등 가정시장의 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

이마트는 지난 1~2월 맥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소주는 5% 늘었고, 마른 안주 판매는 26.4% 증가했다.

GS25와 CU는 맥주 매출이 각각 12.3%, 4.3% 증가했다. 소주는 24.2%, 10% 증가했고, 안주매출은 21.7%, 15%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소비자가 외출을 꺼리면서 소비가 위축됐지만 가정에서의 주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소비 동향이 코로나19 우려로 인해 외출과 대인접촉을 기피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을 수 있으나 대형할인점과 편의점 등 소매시장에서의 주류 매출은 현재까지 오히려 성장했다”라며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 가능성이 높은 유흥시장이 아니라 지인들과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집에서의 술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정시장의 매출 증가가 주류업계에 미소를 안겨주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전체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시장의 지난 1~2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가정시장 주류 판매는 증가했지만 유흥시장 판매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류업체의 사업구조는 유흥시장 매출 비중이 높다. 현재 주류업계의 연평균 매출액은 5조원 규모인데, 이 중 가정시장이 약 40%, 유흥시장이 약 60%로 유흥시장 매출 비중이 더 높은 상태다.

따라서 외식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입은 타격이 주류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변을 둘러보면 알겠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려야할 서울의 거리가 요즘은 텅텅 비었다”라며 “주류업계 매출 대부분이 유흥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류업계의 매출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영란법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주류 소비에도 변화가 생겼지만 사람들은 술을 여전히 집 밖에서 더 많이 마신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주류업계의 매출 부진을 극복할 묘수도 현재는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선 ‘스마트 오더’ 등을 통해 다음 달부터 소비자들의 가정용 주류 구매가 더 쉽도록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가정시장에 직접적인 유통창구가 없는 주류업계는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최대한 버티면서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기 바라는 것 밖에 없다”라고 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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