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프로농구.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사면초가에 몰린 프로농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KBL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린다.
 
KBL은 24일 오전 서울 KBL 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규리그 재개 여부와 후속 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중대결정을 앞두고 있다. KBL은 이달 초 시즌을 멈출 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연기 기간을 4주로 정했다. 29일 리그 재개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여려 조건이 KBL에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22일 0시 기준 총 8897명, 사망자는 102명이다. 21일보다 98명이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앞으로 1~2주가 중대한 고비라고 판단하고 고삐를 조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집단감염 위험이 큰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을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15일간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권고한 만큼 프로농구도 계획대로 29일부터 다시 시작하기 힘들어졌다.
 
학생들 개학이 연기된 것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등의 신학기 개학일을 3월 23일에서 4월 6일로 2주 더 미룬 상태다.  현재 상황에서 개학일은 질병 확산세를 가늠하는 일종의 바로미터가 된다.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은 개막일을 개학일 전으로 잡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자프로농구(WKBL)의 시즌 종료도 프로농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WKBL이 예상과 다르게 시즌을 그대로 종료하면서 KBL로서는 명분이 사라져버렸다. 3일부터 프로배구(V리그)를 중단한 한국배구연맹(KOVO)도 시즌 종료를 선택지에 넣은 상태다. 19일 개최한 임시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KOVO는 23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2019-2020 V리그 조기 종료와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 만약 KOVO가 WKBL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KBL도 시즌 중도 종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폭풍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진퇴양난에 빠진 KBL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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