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예나(맨 앞).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을 떠날 이유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프로배구(V리그)의 시계가 멈췄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의 일부 외국인 선수들은 남은 시즌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스페인 출신의 대한항공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27)는 한국에 남았다. 평소에도 바른 인성으로 호평을 받은 그는 먼저 나서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을 안심시켰다.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보이며 동료들과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을 떠날 이유가 없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낸 비예나는 “아직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서 한국에 남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해서도 팀 내에서 철저하게 관리를 해주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리그 중단을 겪었다. 승점 65로 선두 우리카드(승점 69)를 맹추격하던 상황에서 리그가 멈춰 아쉬움이 컸다. 팀의 주포인 비예나 역시 아쉬움이 크긴 마찬가지다. 처음 경험하는 리그 중단에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고 있지만,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리그가 중단되면서 집중력과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 리듬이 깨질까 봐 걱정된다”면서도 “정규리그 5경기가 남았는데 최고의 컨디션과 의욕으로 임할 것”이라며 “아직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매 경기 최고의 모습으로 나설 각오다”라고 힘줘 말했다.
 
비예나는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31경기에서 786점을 올렸다. 득점 2위 가빈 슈미트(한국전력·689점)가 한국을 떠나 득점 타이틀 홀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격성공률(56.36%)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 처음 한국 왔을 때 개인적인 목표 중에 하나가 리그 득점 1위였다. 아직 시즌이 안 끝났기 때문에 더 욕심을 내보려고 한다”면서도 “선수라면 타이틀 욕심을 내는 게 당연하지만,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성적이 좋아야지 개인 성적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예나의 키는 외국인 선수치고는 작은 194cm다. V리그 남자부 사상 최단신(194㎝) 외국인 선수다. 하지만 뛰어난 탄력을 앞세워 위력적인 스파이크를 구사한다.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인 비예나는 한국에서 경험을 자양분으로 더욱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 들을 경험하면서 성장했다고 느낀다. 체력적인 부분이나 배구 기술이나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만약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배구를 한다면 더욱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생애 첫 무관중 경기를 경험하며 팬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낀 비예나는 열정적인 한국 팬들 앞에서 다시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팬들이 정말 그립다. 모든 사람이 힘들어 하고 있다. 몸 관리 잘하시고 상황이 좋아져서 다시 경기장에서 서로 웃는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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