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의 취소 및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7월 24일. 올해 32번째를 맞이하는 도쿄하계올림픽의 디-데이(D-DAY)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강행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여론은 싸늘하다. 도쿄올림픽 취소 혹은 연기 주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도쿄올림픽은 예정대로 개막할 수 있을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노르웨이, 미국, 영국, 슬로베니아, 콜롬비아 등 전 세계 각국에서 한목소리로 도쿄올림픽 연기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졌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위해 올림픽까지 남은 넉 달은 촉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브라질올림픽위는 21일(이하 한국 시각) 홈페이지에 "도쿄올림픽을 예정보다 1년 뒤인 2021년 7월 말에 개최하는 것이 옳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25만 명 이상이 감염됐다. 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유도 선수 출신 파울루 반덜레이 브라질올림픽위 회장은 "모든 선수는 올림픽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가길 원한다.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릴 경우 선수들의 이런 꿈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미국 스포츠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22일 “미국육상경기연맹(USATF)이 맥스 시걸 회장 명의로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에 서한을 보내 도쿄올림픽 연기를 적극 주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시걸 회장은 서한에서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USATF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선수와 지도자, 스태프, 자원봉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이라며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치달으면서 연맹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수 많은 관계자들과 매번 똑같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몇 달은 선수들이 올림픽 대비 훈련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안전하고 적합한 환경이 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선수들이 엄청난 압박감과 스트레스 및 불안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육상연맹 또한 연기를 주장했다. 닉 카워드 영국육상경기연맹 회장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지금 이대로라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 거들었다. 노르웨이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데페아(dpa)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때까지 도쿄올림픽 개최를 미루자는 공문을 IOC에 발송했다.
 
슬로베니아와 콜롬비아도 가세했다. 로이터통신은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 보그단 가브로베치 위원장도 자국 뉴스통신사 스타(STA)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올림픽 준비에 공평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므로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브로베치 위원장은 "1년 뒤에 올림픽을 개최해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올림픽위원회 발타사르 메디다 위원장 역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 대회 연기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경기 일정을 지키기 위해 1만 명이 넘는 참가자들의 건강을 위험하게 할 수는 없다"고 힘주었다.

박대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