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 유지… 주주친화 행보
건설업계, 불황 타개는 이번에도 新사업 낙점
20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제56기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건설사들의 주주총회가 본격 막을 올렸다. 지난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이 주총개최에 이어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GS건설 등이 줄줄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있다. 이번 주총의 핵심은 신사업 확장을 비롯해 주주 달래기, 사외이사 교체로 압축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둔 GS건설은 ▲실내장식 및 내장목공사업 ▲조립식 욕실 및 욕실제품의 제조, 판매 및 보수 유지관리업 등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한다.

지난해 신사업으로 스마트팜을 낙점하며 정관 변경을 시도한 데 이어 2년 연속이다. 이번 변경 건은 모듈러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초 GS건설은 유럽·미국의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해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정관 변경은 따로 없지만 배당을 줄이고 실탄 확보에 나섰다. 보통주 1주당 1300원, 우선주 1주당 1350원, 총액이 503억7000만원으로 2018년보다 23%가량 감소했다. 대림이 배당을 축소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6년만이다. 이는 석유화학사업 투자 확대를 위해서 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이번 주총에서 회사분할도 논의할 계획이다. 분할 대상 회사는 대림산업 필름부문으로 신설회사 법인명은 대림에프엔씨로 잠정 결정했다. 대림에프엔씨는 주총 종료 후 오는 31일 설립 예정이다.

대신 계열사인 삼호는 수주 확대를 위해 ▲궤도설치 공사 및 운영업 ▲산업단지 공사 및 시행, 개발사업 ▲도시개발 공사 및 시행, 개발사업 등 ‘관광 인프라’, ‘산업단지’, ‘도시개발’ 관련 사업 업종을 사업 목적에 새롭게 추가했다.

배당 높이고 자사주 매입해 주주관리

지난 19일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했던 현대건설은 결산 배당금(현금)을 1주당 100원 올린 보통주 600원, 우선주 650원으로 의결했다. 배당금 규모는 총 6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GS건설은 2019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3.2% 감소했지만 배당금 수준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1주당 배당금은 1000원이다.

삼성물산도 주주친화 경영 강화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80만주 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자사 주식을 취득한 뒤 소각하는 것으로, 이는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기법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성안 사장이 회사 주식을 장내 매입하며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12일 최 사장은 회사 주식 2만주를 매입했다. 취득단가는 1만2975원, 총 매입 금액은 2억5950만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최 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기존 7만4255주(0.04%)에서 9만4255주(0.05%)로 증가했다. 앞서 최 사장은 지난달 24일 취득단가 1만4750원에 자사주 3만주(4억4250만원 어치)를 매입했다. 최성안 사장은 작년에도 1만9200주의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다만 이번에도 배당은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성안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이번에도 배당이 없는데다 그간 주가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주주를 달래기 위한 까닭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사외이사 무조건 관료 아닌 전문가도

사외이사 교체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무조건적인 관료 영입 보다는 건설과 금융 등 전문 분야 전문가에 대한 영입 비중이 커졌다.

대우건설은 금융 관련 비중을 줄이고 행정관료 출신 후보자를 배치했다. 새로 추천한 후보는 문린곤 전 감사원 국장, 양명석 변호사, 장세진 인하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등 3명이다. 문 후보자는 1986년부터 지난 2013년 9월까지 27년간 감사원에 몸담았다. 건설행정 분야 경험도 있는데, 감사원 건축사무관, 건설환경감사국 과장 등 건설행정 분야 요직을 거쳤다.

삼성물산은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 교수는 14대 노동부 차관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 청와대 노동비서관 경력을 보유한 권재철 사외이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회사는 여성 경영인 출신의 법률 전문가인 제니스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눈길을 끌었다. 제니스리는 중장비업계 최초 여성임원, 국내 통신업계 첫 여성 CFO를 지냈다. 현재는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중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김재준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와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건을 통과시켰다. 김재준 교수는 한양대 건축공학부 소속으로 한국 건설정보리모델링(BIM)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건설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홍 교수는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으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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