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결정한 영화 ‘사냥의 시간’이 해외세일즈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해외 판매를 담당한 콘텐츠판다 측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 해외 판매를 담당한 콘텐츠판다 관계자는 23일 한스경제에 “매우 당황스럽다”며 “‘사냥의 시간’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가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에게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까지 메이드했고 해외 30여개국 세일즈를 완료한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콘텐츠판다 측의 마케팅으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대되면서 20여개국에 선판매됐다. 10개국에 추가 판매 계약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온라인에 공개하기로 결정하자 해외 배급사들은 극장가에 걸 영화가 사라진 것이다.

콘텐츠판다 관계자는 “국제적인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법적 대응방안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도 리틀빅픽처스와의 계약 해지를 동의한 곳이 없다”며 “추후 다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냥의 시간’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의 입장은 다르다. 최근 신작들의 국내 개봉이 코로나19로 인해 줄줄히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극장 개봉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는 것. 리틀빅픽쳐스 관계자는 “해외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극장도 문 닫은 상황인데 개봉이 잘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도 존폐 위기에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넷플릭스에 제안해 협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판다 쪽에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협조 요청을 했지만 무작정 ‘할 수 없다’고 했다”며 “이미 판매한 쪽에 고지하고 계약 해지 진행해달라고 손해배상을 해주겠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리틀빅픽처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후 ‘사냥의 시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방안들을 찾던 중 넷플릭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 제안을 하여 오는 4월10일부터 전세계 190여 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사냥의 시간'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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