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엔에프씨, 에스씨엠생명과학 등 신규상장 앞두고 일정 취소...시장 상황 감안해 재도전
4월 신규상장 예정 기업, 고작 1곳...3월엔 6개 기업만이 상장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증시의 신규상장 기업이 급감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IPO 절차를 진행하던 기업들이 연달아 상장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 상장 일정을 확정한 기업은 고작 1곳에 불과한 상태다.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IR) 개최 등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상장 전 기업에 대해 잘 알려야만 좋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회사의 입장에선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증시 상장을 하더라도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IPO 기업들이 상장을 망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던 엔에프씨가 돌연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화장품 소재 전문 기업인 엔에프씨는 지난 20일 상장을 목표로 기존 공모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했으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 평가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엔에프씨 관계자는 "수요예측 당시와 비교해도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질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청약 2일차였던 지난 19일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 불안 심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며 청약 납입이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면서 "수요예측 기간에도 주식시장 오픈 이래 처음으로 동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시장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유우영 엔에프씨 대표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신 투자자들에게 철회 소식을 전하게 되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기업의 펀더멘털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꾸준히 시장 상황을 주시해 안정화 시점에 맞춰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중이던 줄기세포치료제 전문 바이오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도 지난 20일 IPO 철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추후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오는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는 일정으로 IPO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타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번 주 상장 예정이던 엔에프씨와 내달 초 상장예정이던 에스씨엠생명과학이 IPO 계획을 철회한 것은 물론이고 오는 4월 증시 상장 일정을 확정한 IPO 기업은 겨우 1곳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이 시작된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고작 6곳에 불과하다. 앞선 2월엔 겨우 4곳의 기업이 신규상장했다. 이 중 비상장기업 인수를 위한 페이퍼컴퍼니인 스팩의 상장 건수를 제외하면 3월엔 5곳, 2월엔 3곳이 전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설명회 등 사람이 모이는 행사의 개최가 힘들어졌을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외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면서 IPO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시장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라며 "최근 문의가 있는 곳들은 대부분 올 하반기나 내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상장 일정을 미뤘던 기업이 재차 상장에 나선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건축물 구조 토탈솔루션 공급기업인 센코어테크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재착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에 돌입했던 센코어테크는 이달 초 코로나19를 이유로 상장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센코어테크는 오는 4월 13~14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후 20~21일 양일간 공모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4월 말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승환 센코어테크 대표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상장을 재추진하게 됐지만 기존 구조설계 기업과는 다른 센코어테크만의 기술력과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장을 통해 국내를 넘어 세계 건축구조 엔지니어링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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