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중.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새로운 '수호신’ 김원중(27)의 어깨에 롯데 자이언츠의 운명이 걸렸다.

이번 시즌 롯데의 뒷문은 김원중(27)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허문회(48) 신임 감독은 마무리 투수가 누구인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김원중이 여러 후보 중 가장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원중은 이번 캠프에서 불펜 투수로 1이닝씩 소화하며 사실상 마무리 수업을 받았다. 부동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던 손승락(38)이 은퇴하면서 김원중의 마무리 연착륙 여부가 중요해졌다.

마무리 변신은 김원중에게 선수생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큰 도전이다. 2012년 프로에 입단한 그는 지난 시즌까지 줄곧 선발투수로 뛰었다. 1군에서 나선 100경기 가운데 73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김원중은 롯데의 미래를 책임질 우완 기대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키 192㎝의 장신인 그는 광주 동성고 시절부터 힘 있는 공을 뿌려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좀처럼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선발로 뛰기 시작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번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지 못했고,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28경기(선발 17경기) 102.1이닝을 소화하며 5승 10패 평균자책점 5.72에 그쳤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보다는 짧은 이닝 동안 전력투구를 하는 마무리가 김원중에게 잘 맞는 옷일 수 있다. 김원중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과 힘 있는 포크볼, 빠르게 회전하는 커브 등 강력한 공을 던진다. 마무리 투수의 자질 중 하나인 탈삼진 능력도 갖췄다. 실제 지난 시즌 후반기 불펜으로 전환해 11경기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선발에서 뛸 때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

제구 보안이 풀어야 할 숙제다. 김원중의 9이닝당 볼넷 수는 2017년 4.13개, 2018년 4.77개, 2019년 4.13개로 많았다. 2이닝당 1개꼴로 볼넷을 내준 셈이다. 김원중은 공격적인 투구로 제구가 불안하다는 이미지를 벗겠다는 각오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본인이 가진 공을 믿고 과감하고 공격적인 승부를 펼치기를 바라셨다”라면서 “코치님이 캠프 기간 내내 강조하신 것처럼 결국 공격적인 승부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잡겠다’는 자세가 제구력 보완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투구할 때 더 신경 쓰고 세심하게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원중의 지난 시즌 빠른 공 구사율은 52.2%였다. 빠른 공 다음으로는 스플리터(19.8%)를 많이 던졌다. 마무리 자리에선 두 구종을 좀 더 공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세이브왕 하재훈(30ㆍSK 와이번스)을 비롯해 고우석(22ㆍLG 트윈스), 원종현(33ㆍNC 다이노스), 문경찬(28ㆍKIA 타이거즈) 등 마무리 투수 대부분이 ‘투 피치’ 투수다. 속구 구사 비율 또한 70%가 넘어간다. 주무기가 워낙 강력하니 굳이 변화구를 많이 섞지 않아도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최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속구와 예리하게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보유한 김원중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는 선발 투수에 비해 한 경기 투구 수가 줄어들기에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짧지만 강하게 던지는 데 초점을 두고 훈련에 임했다”고 힘주었다.

2020시즌은 김원중의 선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한 팀과 함께 반등을 꿈꾼다. 그는 “아무래도 지난해 팀 순위가 최하위에 머물렀기 때문에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며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순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 높은 순위를 위해 제 자리에서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펼쳐질 때 내가 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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