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도 뉴미디어 '콘텐츠 전쟁', KBO도 나서야 한다
프로야구도 뉴미디어 '콘텐츠 전쟁', KBO도 나서야 한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20.03.23 23:55
  • 수정 2020-03-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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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뉴미디어 스포츠 마케팅 기업과 손잡고 청백전 자체 생중계를 시작했다. /두산 제공
두산이 뉴미디어 스포츠 마케팅 기업과 손잡고 청백전 자체 생중계를 시작했다. /두산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야구팬들이 ‘어색한 3월’을 보내고 있다. 예년 같으면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시즌 개막 준비가 한창이어야 할 시점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정확한 개막일이 나오지 않았다. 야구팬들의 갈증이 커지고 있다. 야구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애타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야구팬들의 답답함을 풀어주기 위해 구단들이 나섰다. 연습 경기 자체 중계에 나섰다.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가 자체 중계를 시작했고, LG 트윈스도 준비하고 있다. 각 구단은 직접 야구를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팬서비스'로 수준 높은 자체 중계를 준비했다. 한화는 중계 도중 퀴즈 및 시청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기념품을 증정하기로 했다. 두산은 지난해 2군 경기를 맡겼던 스포츠마케팅 기업과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구경백 해설위원(63ㆍ현 일구회 사무총장)과 한형구 베어스포티비(두산의 유튜브 채널) 캐스터가 중계를 맡았고, 네이버 스포츠와 다음 스포츠, 카카오톡, LG U+ 프로야구, kt Seezn, SK 웨이브,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두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야구장에서 야구를 즐기기 어려운 팬들을 위해 중계를 결정했다”며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수준 높은 중계 화면으로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손혁(47) 감독이 직접 일일 해설을 맡아 관심을 끌었다. KIA는 카메라 3대를 투입했고, 지역 방송국의 프로야구 담당 캐스터를 섭외했다. SK의 자체중계는 구단 데이터분석팀 직원들의 상세한 해설로 호평을 받았다. 

K리그 랜선 토너먼트 포스터.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랜선 토너먼트 포스터. /프로축구연맹 제공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스포츠도 뉴미디어를 활용해 스포츠가 없는 세상을 사는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월 26일에 예정됐다 취소된 개막 미디어데이 대신 '마스코트 반장 선거' 개표방송을 진행했다. 지난 7일엔 배성재, 윤태진 아나운서가 참여해 온라인 게임 ‘EA SPORTS™ FIFA Online 4’로 K리그 개막전 가상 대결인 ‘랜선 개막전’을 펼쳐 축구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각종 명장면은 물론, 선수들의 코트 밖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상들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 콘텐츠 전쟁이 펼쳐지고 는 셈이다. KBL 관계자는 “자체 유튜브 채널 운영은 과거 보수적인 프로농구 이미지 벗기 위한 노력이다. 팬들의 눈높이 뉴미디어 쪽으로 가고 있고, 수요 많은 것을 인지해서 뉴미디어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각 구단도 지난 2014년부터 유튜브에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0개 구단 모두 자체 채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구단들이 공을 들이는 것과 달리,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노력은 미진하다.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와는 달리 연맹이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K리그, KBL, KOVO 공식 채널의 구독자는 3만~5만 명에 이르지만, KBO 채널의 구독자는 1만 명도 되지 않는다. 축구의 최상위 단체인 대한축구협회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24만 명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또 거의 매일 영상이 올라오는 다른 프로스포츠 유튜브 채널과 달리 KBO 공식 채널의 영상은 두 달 전 업로드 게시물을 마지막으로 멈춰 있다.

KBO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KBO는 야구팬들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뉴미디어 플랫폼의 활성화는 KBO에서 추구하는 ‘통합 마케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다행히 KBO도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 뉴미디어 활용을 강화한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다른 프로스포츠 연맹처럼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유통기업에 외주를 줄 예정이다. 공개 입찰 신청을 받았고, 곧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전문 업체가 참여한다면 체계적인 관리와 양질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