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맷 윌리엄스 감독. /KIA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호랑이가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장타 군단’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지난 시즌 KIA는 팀 홈런 부문 최하위(76개)에 그쳤다. 장타율도 0.369로 8위에 머물렀다. 20홈런 타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며 ‘소총부대’로 전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78홈런을 기록한 맷 윌리엄스(55)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KIA는 올 시즌 코치진을 대폭 개편했다. 송지만(47) 코치와 최희섭(41) 코치를 1군 타격 코치로 영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메이저리거 출신 '거포'이자 2009년 KIA 우승의 주역인 최 코치는 빅리그에서 40개, KBO리그에서는 10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송 코치도 선수 시절 통산 311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강타자 출신의 지도자다. 좌타자였던 최희섭 코치가 왼손 타자를, 우타자 출신의 송지만 코치가 오른손 타자를 지도하고 있다. 두 코치의 중요한 임무는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지난해 마운드에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엿봤던 KIA는 올 시즌 타자 유망주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KIA의 무기로 잠재력을 가진 젊은 선수들을 꼽아왔다. KIA 타선의 최선참인 최형우(37)도 “잠재력 있는 어린 후배들이 성장해야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팀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KIA 황대인. /OSEN

이우성(26), 황대인, 박진두(이상 26), 최원준(23) 등 미완의 대기들이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 장타력을 보유한 이들이 주축 타자로 자리 잡는다면 타선의 무게감은 확 달라진다. 이우성과 최원준은 치열한 외야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고, 박진두와 황대인도 주전 1루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최원준과 황대인은 수비 부담을 줄이고 타격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각각 중견수와 1루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황대인은 21일 열린 홍백전에서 솔로홈런과 투런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눈도장을 찍었다. 비시즌 타격 매커니즘을 수정한 최원준도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선수들의 각성도 중요하다. 나지완(35), 프레스턴 터커, 장영석(이상 30), 최형우가 올 시즌 KIA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KIA 나지완. /OSEN

지난해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나지완은 의욕적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훈련에도 힘을 쏟은 그는 캠프 연습경기에서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이고, 타석에서도 좋은 타구를 생산해 코칭스태프에게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윌리엄스 감독의 지지를 얻으며 줄곧 4번타자로 출장 중인 나지완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자체 홍백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4번에서 3번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최형우는 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0.542(24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가벼운 발목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지만, 개막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비시즌 장타와 타점 생산을 늘리기 위해 ‘벌크업’(체격 키우기)에 열중한 외국 타자 터커는 연습경기와 홍백전에서 대포를 쏘아 올리며 기대감을 키웠다. 트레이드로 KIA로 둥지를 옮긴 장영석도 타격 폼을 바꾸며 지난 시즌보다 많은 장타와 타점을 생산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KIA는 미열 증세를 보인 선수가 나와 훈련을 중단했다. KI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야구위원회(KBO) 통합 매뉴얼에 근거한 선제 대응으로 홈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하던 훈련을 중지했다”라고 설명했다. 25일 청백전을 취소한 KIA는 해당 선수의 검사 결과에 따라 훈련 일정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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