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이 점찍은 ‘비밀병기’ LG 이상규 “이제야 야구선수 같네요”
류중일이 점찍은 ‘비밀병기’ LG 이상규 “이제야 야구선수 같네요”
  • 잠실=이정인 기자
  • 승인 2020.03.25 15:02
  • 수정 2020-03-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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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상규. /LG 제공
LG 이상규. /LG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24일 LG 트윈스의 자체 청백전이 열린 잠실구장. 우완 이상영(24)이 마운드에 오르자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류중일(57) 감독은 포수 뒤로 자리를 옮겼다. 이상규의 구위를 유심히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포수 뒤편에서 한참 동안 이상규의 투구를 지켜본 류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상규는 이날 최고 구속 시속 149km를 기록했다. 2이닝 20개를 던지며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20일 청백전에선 투구 밸런스가 다소 흔들리며 1.2이닝 1실점했지만 이날은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투구를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제구만 신경 쓴다면 추격조로 길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상규는 2015년 2차 7라운드 7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중고 신인이다. 데뷔 6년 차이지만 1군 기록은 지난해 1경기 0.1이닝이 전부다. 지난해 8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프로 입단 4년 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끝없는 노력으로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이번 겨울 생애 첫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었다. 스프링캠프에서 LG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 그는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완주했다.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는 류 감독의 눈에 들며 잠실에서 열리는 1군 청백전에도 꾸준히 출장해 가능성을 테스트 받고 있다. 25일 훈련 후 만난 이상규는 “아직 개막 전이고 청백전일뿐이지만 관심을 받고, 기대감을 높여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출퇴근할 때 기분이 너무 좋다. 이제 야구선수구나 싶다. 첫 1군 경기 때보다 주목을 받았다.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신다"고 활짝 웃었다.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에는 남다른 노력이 있다. 이상규는 노력파이자 학구파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야구 실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유명 운동 센터를 찾아 개인 트레이닝(PT)을 받고, 투구 매커니즘과 트레이닝 방법을 배우기 위해 외국으로 가기도 했다. 이번 비시즌 김용일(54) LG 트레이닝 코치의 제안으로 제주도 트레이닝 캠프에서 훈련하며 일찍 몸을 만들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기회가 오면 저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운동하고 공부했다. 결실을 조금씩 보는 것 같다”며 “작년에는 시속 150km를 꾸준히 던지지는 못했다. 1군에서 한 번 정도다. 올해는 구속이 올랐다. 열심히 노력해서인지, 하늘이 도와서 좋은 운이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언(59) LG 투수코치는 이상규에 대해 “빠른 공 구위가 워낙 좋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만 가다듬으면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상규는 최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1군용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시즌 1군에서 처음 던져보면서 빠른 공 하나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 원래 커브를 별로 안 던졌는데 최일언 코치님이 커브가 좋은데 왜 안 던지느냐고 하시더라. 포크볼도 강조하셨다. 이것만 있으면 타자 상대하기 쉬울 거라고 하셔서 지금은 포크볼 중심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1군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는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25)을 꼽았다. "어떻게 직구와 변화구 모두를 잘 치는지 궁금하다"며 "힘으로 누르는 것이 가능한지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규의 2020시즌 키워드는 ‘도전’이다. 어느덧 프로 6년 차이지만, 1군에선 신인이나 다름없는 그는 잠실구장 만원 관중 앞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1군에 계속해서 살아남는 것이 좋겠지만, 아직 그런 목표를 내걸 위치가 아니다.  20경기 이상 등판하고 싶다. 2군에서도 던져야 해서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기용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패전 투수라도 승리 투수라고 생각하고 던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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