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오른쪽).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배구여제’ 김연경(32ㆍ엑자시바시)이 도쿄올림픽 연기에 담담한 심경을 전하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도쿄올림픽이 연기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연기 소식을 들으니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 일본 도쿄올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IO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 일정을 2020년 이후로 변경하되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치르기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44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배구의 올림픽 시계도 일시 정지됐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을 물리치고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확정 지었다.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에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이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는 데 이바지했다. 이후 소속팀에 복귀해서 부상 여파로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연봉 삭감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 출전이 간절하다. 김연경은 세계적인 레프트로 활약하고 있지만,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무관에 그쳤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3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해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아쉽게 8강에 머물렀다. 다음 올림픽 땐 30대 후반에 접어들기에 이번 도쿄 올림픽이 마지막 기회로 비친다. 

배구여제는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만 보고 지금껏 달려와서 꿈이 눈 앞에 있었는데 그게 뒤로 미뤄지면서 다시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많이 힘들겠지만 이미 연기가 발표됐으니 잘 버티고 준비해 2021년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연경이 뛰는 터키 리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김연경은 터키 체류와 귀국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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