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V리그 무대 경험으로 빠른 적응력 뽐내
가빈ㆍ펠리페 둘 다 소속팀에 이바지
가빈(왼쪽), 펠리페.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 격언은 2020년 프로배구에도 통용된다. 앞서 한 차례 이상 V리그 무대를 누빈 외국인 선수가 올 시즌 경기력과 적응력에서 놀라운 역량을 발휘하며 ‘경험치’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조기 종료된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에서 득점 상위 세 손가락에 든 선수는 모두 외국인이다. 31경기 786득점의 1위 안드레스 비예나(27ㆍ스페인, 대한항공 점보스)를 제외한 2위 가빈 슈미트(34ㆍ캐나다, 한국전력 빅스톰)와 3위 펠리페 알톤 반데로(32ㆍ브라질, 우리카드 위비)는 V리그를 한 시즌 이상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빈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화재 블루팡스에서 뛰며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펠리페 역시 2017-2018시즌 한국전력, 2018-2019시즌 KB손해보험 스타즈에서 활약했다.

가빈과 펠리페는 올 시즌 각각 29경기 689득점, 28경기 659득점을 기록했다. 물론 대체 합류 또는 부상이라는 특수성으로 비예나ㆍ가빈ㆍ펠리페보다 소화한 경기 수가 적은 4위 다우디 오켈로(25ㆍ우간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5위 레오 안드리치(26ㆍ크로아티아,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를 같은 기준에 놓고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둘은 각각 22경기 548득점, 24경기 515득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런데도 가빈과 펠리페가 V리그 환경을 완벽하게 이해하며 남다른 적응력을 뽐낸 점은 높이 평가 받는다.

펠리페는 뛰어난 팀워크와 함께 우리카드를 리그 1위로 이끌었고, 가빈은 이른바 ‘몰빵 배구’ 희생양 논란에도 꼴찌 한국전력에서 고군분투하며 시즌 득점 2위 기록을 썼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던 이달 초 가빈이 중도 하차하고 캐나다행을 선택하자 배구팬들은 그 결정을 존중해 줬다. 지난 6개월간 가빈이 한국전력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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