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 이영하(23)는 미래 대표팀의 간판 우완 투수로 꼽힌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29경기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맹활약했다. 11월에 열린 프리미어 12에서도 5경기에 등판해 단 1실점을 기록,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선발인 양현종, 김광현, 박종훈을 제외한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4회에 등판한 후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비록 한국이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영하의 활약은 강렬했다.

이영하는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투수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현재 대표팀의 중심 축을 맡고있는 선발 투수들은 대부분 왼손 투수인 상황에서 최원태(23ㆍ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대표팀 핵심 오른손 투수로 활약이 기대된다.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1년 뒤로 연기됐다. 올림픽 출전이올 시즌 목표 중 하나였던 이영하도 1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영하는 덤덤했다. 25일 청백전 후 만난 이영하는 “크게 상관 없는 것 같다. 올해 좋은 성적을 올려서 팀이 보탬이 되면 또 대표팀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팀에 뽑히는 게 제 목표다. 내년에 열리는 국제대회(월드베이스볼 클래식ㆍ올림픽)에 모두 나가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이영하는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의 자체 평가전에 청팀 선발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안타 1개와 사사구 3개를 내주고 1실점 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1회말 박건우에게 볼넷,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김재환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1실점 했다. 2회 류지혁에게 사구를 내줬으나 이유찬 타석에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처음 치른 평가전에서는 제구에 애를 먹었다. 3월 2일 이후 23일 만에 평가전에 등판하면서 실전 감각이 부족했던 탓도 있다. 이영하는 "구위 자체는 괜찮은 것 같은데 투구 밸런스나 공을 던지는 포인트가 안 잡혀서 조금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KBO리그 선발 투수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전이 4월 말로 밀리면서 일부러 몸상태를 천천히 올리고 있다. 이영하는 "아직 개막일도 정해지지 않았다. 3월 28일을 바라보고 준비했는데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몸과 마음이 축 처진다"며 "굳이 급하게 준비할 필요가 없기도 하지만, 나도 목표 의식이 흐려진 것 같다. 다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KBO는 4월 20일 이후 개막하기로 하면서 4월 7일부터는 타팀과 연습경기도 치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타 팀과 교류전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팀 선수들하고만 계속 경기를 하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타팀과의 연습 경기가 시작되면 몰입도 되고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영하는 "정규시즌을 개막하기 전에 5이닝 이상은 던져야 한다. 시간은 충분하다"며 "4월 7일부터는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 자체 평가전보다 긴장한 상태로 던지면 더 빨리 몸이 올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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