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두달 사이 1억 가까이 상승
"코로나19·대출 규제 맞물려 전세값 급등 이끌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보미도맨션의 전세값이 두달 사이 1억원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네이버항공사진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다음달부터 서울에 있는 직장으로 이직하게 된 A씨는 강남구에서 전세를 구하려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직 준비를 하면서 알아본 가격보다 불과 1~2달 만에 1억~2억원 이상 전셋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예상했던 크기보다 더 작은 평수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강남3구를 중심으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반대로 전셋값은 오르고 있다. 올초와 비교하면 1억원이 오른 아파트가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을 두고 대출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126㎡이 지난달 28일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이 12억원 이상에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같은 면적 전세매물은 11억4000만원에 계약됐는데, 2개여월만에 1억원 가량이 오른 셈이다. 현재 전세매물은 11억8000만~12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청담자이 전용 82.95㎡는 호가가 13억~14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올해 1월 같은 주택형 전세는 12억6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강남만의 얘기가 아니다.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의 전용 84㎡가 지난 10일 9억원의 가격에 거래됐다. 올 초 7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달여만에 2억원 오른셈이다.

성동구 옥수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제 해당 주택형의 7억원 대 전세 매물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전세가 8억원 초반대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세값 상승세는 수치에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에서 올해 1월부터 2월 서울의 전세가는 0.09%, 0.10% 각각 올랐다. 전년 동월(0.14%) 대비 상승폭이 0.05% 더 커졌다. 서울 전세가 0.10% 이상 오른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17개월여만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을 대출 규제와 최근 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위축이 맞물리면서 매매 대기수요가 전세전환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불안정한 경제상황으로 심리적 위축과 주택가격 하락 기대심리가 매수타이밍을 늦췄다"며 "또 대출규제로 9억원 초과 주택의 낮아진 LTV비율과 15억 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금지로 전세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당분간 전세가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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