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4일 2020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에 합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제32회 2020도쿄하계올림픽·패럴림픽이 124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전염병 확산의 여파로 1년 연기되며 2021년 여름에 개최된다. 그럼에도 도쿄올림픽의 정식 명칭은 'TOKYO(도쿄) 2020'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비용 문제때문이다. 일본 닛칸스포츠 등 복수의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도쿄올림픽의 대회 취소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올림픽이 2021년에 열리더라도 명칭은 '도쿄 2020'으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고이케 도지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화상 회담 당시 배석했고, 명칭을 바꾸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 'TOKYO 2020'은 대회 상징으로 도쿄 전 거리에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포스터에도 문구가 가득하고 공식상품 모두 'TOKYO 2020'로 새겨져 있어 'TOKYO 2020'로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림픽 관련 메달과 기념품 제작에 새겨진 'TOKYO 2020' 로고를 새로 제작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 점이 올림픽 정식 명칭을 바꾸지 못하는 현실적 이유로 보인다. 이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상당한 수의 올림픽 관련 상품과 올림픽 수상자에게 시상할 약 5000개의 메달에 모두 'TOKYO 2020'을 새겼다. 명칭을 바꾼다면 만들어둔 기념품은 판매가 어렵게 된다. 또한 이미 제작한 금·은·동 메달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사상 첫 전염병으로 2021년에 열리는 2020년 올림픽인 도쿄올림픽의 'TOKYO 2020' 로고는 나름의 상징성을 가지며 희귀성은 있겠지만 천문학적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일본 정부 편에서 보면 '아픈 손가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도 이 점을 비꼬았다. 가디언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이미 5000개의 메달을 포함해 기존 로고를 사용해 설계, 이쇄, 제조한 물품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엄두도 못 낼만큼 비싸며 낭비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2021년에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로고를 새롭게 수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올림픽 마케팅 전문가 마이클 페인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TOKYO 2020' 뒤에 알파벳 'NE'를 붙여 'TOKYO 2020NE'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NE'를 붙여 '2020'의 마지막 숫자 '0'과 조합해 'ONE(숫자 1)'을 만들자는 의미다. 페인은 1983년부터 2004년까지 IOC 마케팅 담당 총책임자로 활동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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