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가운데 지난 4년간 올림픽을 준비했던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7월 24일 열릴 예정이던 2002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한 채 1년 연기됐다. 지난 4년간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준비했던 선수들은 혼란에 빠졌다.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종목이 수두룩한 데다 이미 티켓을 확보한 선수들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계에 따르면, 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된 경우는 전체 57% 정도다. 43%는 아직 도쿄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역도, 유도, 레슬링, 배드민턴, 펜싱 등 상당수 종목은 각 연맹이 지정한 국제대회 성적에서 부여되는 세계랭킹 올림픽 포인트로 순위를 결정해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 받는다. 지금과 1년 뒤 선수의 기량이나 랭킹이 현재와 같을 수 없는 만큼 혼란이 예상된다. 동시에 올해 성적으로 얻어낸 자격을 1년 뒤까지 인정해야 하느냐도 상당한 이견이 있다. 만약 출전권 싸움을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면 앞서 티켓을 딴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 형성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대한체육회는 25일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에 한해 명확한 대답을 내놨다. 체육회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19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각 나라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들과 화상회의를 할 때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57%의 선수들은 올림픽이 연기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그대로 출전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체육회는 "43%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기존 기록과 세계랭킹에 따라 올림픽 출전권을 주는 종목에서 뛴다"며 "해당 종목이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과 세계랭킹을 어느 시점으로 새로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올림픽 출전권의 향배는 코로나19 사태로 예선과 랭킹 포인트가 걸린 종목별 국제대회가 무더기로 연기된 만큼 해당 종목의 국제연맹(IF)이 언제를 새 기준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 IOC와 각 종목 IF는 4주 안에 이 문제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2020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던 진천선수촌 내 입촌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들이 올림픽 1년 연기로 선수촌을 떠나 휴식기를 갖는다. 연합뉴스

그나마 도쿄올림픽 연기로 최소한의 준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한 부분은 다행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국제대회가 취소되면서 올림픽 쿼터 획득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국만을 기준으로 보면 레슬링과 역도, 유도, 펜싱(남자에페 단체)이 예선 연기로 발을 동동 굴렀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안간힘을 썼던 선수들에게 올림픽 연기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지만, 출전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보다는 낫다. 
 
일단 도쿄올림픽을 위해 한국 체육의 요람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이 잠시 문을 닫으면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각 종목별로 시차를 두고 진천선수촌을 떠난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진천선수촌을 비우는 기간은 최대 3주다. 이들이 재입촌하려면 2주간 자가 격리 후 코로나19 음성 결과지를 제출한 뒤 철저한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진천선수촌에서 다시 훈련하려면 최대 5주가 걸린다. 
 
체육회는 1월 말 진천선수촌 입구에 열감지기를 설치하고 코로나19 유입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두 달 이상 대표팀 관계자의 외박을 제한했다. 최근엔 진천선수촌 인근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선수와 지도자의 외출마저도 통제했다. 체육회는 선수단과 지도자가 선수촌을 빠져나가면 철저하게 방역하고 재입촌 때 검사 방법도 새롭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 종목 지도자들이 잘 관리·감독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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