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저금리·실적부진 등으로 보험주 ‘흔들흔들’
보험사 CEO, 연이어 자사주 매입 통해 책임경영
대표이사 취임 후 첫 행보로 자사주 매입 나서기도
보험업계가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저금리·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로 이중고를 겪는 보험업계가 잇따라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서며 주가 부양에 안간힘이다. 기업 가치 제고와 동시에 최근 주가 급락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지난 19일 4000주, 20일 2000주 등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6000주를 매입했다. 전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유호석 부사장(CFO)도 19일 3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고,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19일 삼성생명 주가는 3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56% 가량 떨어졌다. 최고가였던 지난 2017년 11월(13만8500원)과 비교하면 약 77% 하락했다. 주가 급락에 대한 방어가 시급한 상황인 것이다.

주가하락은 삼성생명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1개 보험주로 구성된 KRX 보험지수는 지난 25일 794.61로 지난해 같은 날(1627.24)보다 51.16% 하락했다.

보험사 주가가 이처럼 하락한 것은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아서다. 장기화된 저금리·저성장으로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업황부진이 계속된 경영환경에서 코로나19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자 국내 보험사들의 부담이 더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되자 주가에도 부정적인 흐름이 반영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주가 역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1000원을 밑돌아 동전주로 전락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앞서 지난 17일 자사주 3만주를 추가 매수했다. 여 사장은 지난해 7월에도 자사주 3만주를 매입했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로 실적부진을 겪은 손보업계에서도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반등을 꾀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달 7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797주를 추가 매입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부진에 대한 실적개선과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도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7만2000주를 매수했다. 그룹 내 주요 임원들도 자사주를 함께 매수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무상 출연은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회사의 체질 개선에 따른 가치 제고와 성장의 과실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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