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박현주(왼쪽)와 현대건설 이다현.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중앙여고 동기이자 절친인 현대건설 센터 이다현과 흥국생명 레프트 박현주(이상 19)가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두고 다툰다.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한 한국배구연맹(KOVO)는 조만간 기자단 투표를 진행해 MVPㆍ신인상ㆍ베스트7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여자부 신인상은 이다현과 박현주의 양자 대결 그림이 만들어졌다. 시즌 초반에는 이다현이 독주체제를 구축했지만, 박현주가 중반부터 신인왕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신인왕 다툼이 가열됐다. 

지난해 9월 열린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선발된 이다현은 시즌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키 185cm의 이다현은 블로킹과 속공 능력이 뛰어난 ‘정통 센터’다. 올 시즌 5라운드까지 26경기(74세트)에 출장해 득점 41위(71점·신인 2위), 블로킹 17위(24개), 이동공격 공동 4위(성공률 44.44%)에 오르며 남다른 잠재력을 뽐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앞으로 이주아와 박은진 등 정통 센터들처럼 대표팀에서도 활약할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명센터 출신인 장소연(46)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정통센터답게 블로킹 리딩, 속공 능력이 좋다. 승부욕도 강하고, 신입답지 않은 배짱도 장점이다. 국가대표 센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사니(48)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신입답지 않은 배짱이 있다. 노력형 선수여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양효진의 뒤를 이어 여자배구 대표 센터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이다현의 강력한 대항마인 박현주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이번 시즌 25경기(5라운드까지)에서 76세트를 뛰며 103득점(신인 1위), 서브 22개를 기록했다.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박현주는 리시브와 서브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신장이 176㎝로 작은 편이지만, 흔치 않은 왼손 공격수에 뛰어난 배구 센스를 갖춘 그는 팀의 주포인 이재영(24)이 부상을 빠졌을 때 공백을 잘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미희(57) 흥국생명 감독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비중이 큰 선수다. 신인왕 무게감은 현주가 조금 더 있지 않나 싶다”라고 박현주를 신인왕으로 강력히 추천하기도 했다. 장소연 해설위원은 “이재영이 빠졌을 때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하며 빈자리를 잘 메웠다. 날카로운 서브를 갖췄고, 공수에서 걸쳐 고른 활약을 펼쳤다”고 짚었다. 김사나 해설위원도 “기본기가 탄탄하다. 배구에 대한 이해도와 기본기도 높고, 신인임에도 정신력이 강하다. 왼손잡이로서 하이볼 결정적이 좋았다. 올 시즌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고 말했다.

두 선수 중 누가 받아도 새 역사를 쓴다. 이다현이 신인상을 차지하면 모녀가 함께 신인왕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다현의 어머니 류연수씨는 실업배구 시절인 1990년 제7회 대통령배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박현주가 신인상의 주인공이 되면 프로배구 여자부 최초의 2라운드 출신 수상자가 된다.  지난 시즌까지 역대 신인 드래프트 최저 순위 수상자는 2017-2018시즌 최고 신인으로 뽑힌 김채연(흥국생명·1라운드 5순위)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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