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자골프 세계랭킹 6위 김세영 단독 인터뷰
김세영. /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난 뒤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골프장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마주했던 프로골퍼 김세영(27)은 그 자리에서 4년 후 열릴 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LPGA 메이저 대회와 확연히 달랐던 올림픽 무대

목표 의식이 또렷했던 김세영은 올 초에도 세계랭킹 1위와 올림픽 금메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3가지 목표를 세웠다. 그런 그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올림픽 1년 연기는 혼란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에 머무르다가 지난 19일 귀국한 그는 최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예측할 수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10년 정도 프로 생활을 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다. 상당히 당혹스럽다”며 “도쿄올림픽 연기 개최와 관련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영은 세계랭킹 6위(5.04점)다. 한국 선수 중에선 1위 고진영(8.44점)과 3위 박성현(5.71점)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들고 국가 선수 상위 4명 이내에 든 상태여서 도쿄올림픽이 당초 예정대로 7월 24일 개최되는 것이었다면 출전이 유력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리우올림픽 출전 멤버였던 박인비(4.24점ㆍ11위), 양희영(3.15점ㆍ22위), 전인지(1.70점ㆍ55위)는 한국 선수 상위 4명 이내에 들지 못한 상태다. 김세영이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개최 약 한 달 전 기준으로 한국 선수 상위 4명 이내에 드는 세계랭킹에 올라 있어야 한다.

김세영은 “리우올림픽 출전은 좋은 경험이었다. 올림픽에 골프가 처음 채택된 대회였지 않나.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실현된 느낌이었다. 대회 출전은 행운이었다”며 “당시 원하던 성적은 얻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고군분투해서 올림피언이 된 것만 해도 잘한 일 같다”고 회상했다.

올림픽에 출전했던 정상급 골퍼들은 “올림픽은 LPGA 메이저 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과 분위기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세영 역시 “많이 달랐다”며 “투어 메이저 대회는 제가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데, 올림픽은 한 나라를 대표해 소속감을 갖고 움직이는 상황이라 팀워크가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레이에 대한 결과는 개인에게 돌아오지만, 선수들끼리 팀워크가 생기더라. 개인 스포츠인 골프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소속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세영. /박종민 기자

◆코로나19 확산 탓에 마스크 쓰고 샷 훈련

리우올림픽으로부터 4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최상위 세계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목표를 높게 잡으려고 했던 게 도움이 됐다. 그 동안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랭킹을 추구하며 노력해왔다. 매사에 확실하게 목표를 세우는 편인데 그간의 결과들도 목표로 인해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김세영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미국의 상황도 전했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 훈련 전 골프장에 전화를 걸었더니 다 폐쇄됐더라. ‘상황이 심상치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한국에선 필수더라. 귀국 후 며칠 동안은 불편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샷을 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한다”며 “운동 선수는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니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침을 하면 가족 구성원들이 살짝 불안해한다”고 에피소드를 밝히며 “그런 만큼 손도 잘 씻으려 하고 서로 조심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김세영은 “올림픽 연기뿐 아니라 LPGA 대회 개최도 5월 중순 이후로 미뤄졌다. 지금 현실적으로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라 혼란스럽다”며 “샷 감각이 좋을 때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올 시즌 출전한 LPGA 2개 대회에서 각각 공동 7위(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와 5위(게인브릿지)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아울러 그는 “기술적으로는 안정된 것 같아 그 부분은 유지하고, 코스 내에서 언더파를 낼 수 있는 전략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며 “체력 훈련을 위해서도 팀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 만큼 동기부여도 다소 느슨해진 느낌이 드는데 시간적인 부분의 전략을 잘 세워서 보다 타이트하게 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세영은 “훈련 외 야외활동은 자제하고 집에서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잘 먹고 잘 쉬고 있다”고 웃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 상황을 빨리 회복해서 다들 웃을 일이 가득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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