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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오랜 기간의 경기 위축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맞물리면서 정유화학 업계에서 사업 중단이나 희망 퇴직 등 구조조정을 늘어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SK울산콤플렉스에 있는 나프타분해(NCC) 공정을 12월부터, 합성고무제조공정(EPDM)은 2분기 안에 가동 중단한다. 이 공정을 중단하면 회사의 에틸렌 연간 생산량이 80만t에서 60만t으로 줄어들게 된다. 

국내 태양광 소재 업체들은 사업을 중단한 후 고부가 제품을 공략 중이다.

OCI와 한화솔루션가 일제히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중단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중국과 품질 차이를 내기 쉽지 않은 범용 제품으로, 국내 기업의 생산 원가는 중국산의 2배 높다. OCI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807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런 적자는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이어오고 있다.

OCI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맡아 원가를 25% 이상 절감하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5월부터 생산라인을 가동해 올해 1000t, 2022년까지 생산량을 5000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도 폴리실리콘 관련 생산설비 잔존가치가 지난해 실적에 모두 손실로 반영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 248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은 순환경제 추진을 주요 방향으로 잡고 친환경가소재(에코데치), 수첨수지 등 고부가 제품으로 주력하고 있다.

정유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기 불황에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 국제유가 폭락까지 맞물리자 생산량 감산에 돌입했다.

SK에너지는 이달부터 가동률을 기존 100%에서 10∼15% 낮췄고 현대오일뱅크도 가동률을 약 90% 수준으로 조정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아직 공장을 정상 가동 중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가동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희망퇴직 속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OCI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에쓰오일도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유가 충격이 겹친 올해 1분기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수요가 회복되고, 저유가에 따른 원가 하락 수혜가 본격화하면서 2분기 이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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