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파티노 FIFA 회장은 코로나19 고통 분담 차원에서 축구 선수의 연봉을 50% 삭감하자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가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선수 연봉을 50% 삭감하자는 제안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FIFA 고위 경영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세계 클럽 운영진 및 축구선수협의회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에서 FIFA는 코로나19로 큰 경제적 위기를 맞은 지금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페인 스포츠지 마르카에 따르면 논의한 안건 중 하나가 선수들의 연봉을 50% 줄이자는 것이다. 대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정상 국면으로 접어들면 계약을 원래 대로 돌리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럽 대부분의 리그가 중단됐고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등도 선수 연봉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라리가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는 메시 등 선수단과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구단은 연봉 삭감을 제안했지만 선수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등 역시 선수들과 이미 20% 연봉 삭감에 합의했다. 

EPL은 현재 최대 50% 연봉 삭감 제안을 준비 중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최대 50%의 연봉 삭감안을 선수들에게 제안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연봉 삭감 안은 4월3일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구단 전체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삭감 안이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구단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선수노조 등과 협상도 벌려야 한다. 

EPL이 연봉 삭감을 결정하면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 손흥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의 올해 주급은 14만 파운드(약 2억 원)다. 연봉으로 환산할 경우 728만 파운드(약 107억 원)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100억 원이 넘는다. 

이 밖에도 FIFA는 모든 축구 선수가 참가하는 거대한 경제 회복 펀드 자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금을 지금의 축구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쓰자는 것이다. 글로벌 펀드 자금은 FIFA는 물론 대륙별 연맹, 선수, TV방송국, 후원사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실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이번 회의에서 선수의 시즌 계약은 리그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자동 연장하기로 했다. 새로운 계약은 새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이 기준이 된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구단들은 국가대표팀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도록 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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