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병환 NH농협은행장-권광석 우리은행장, 취임식 생략하고 즉시 현장으로
직원 및 고객과 소통 강화하고 현장 점검 나서
손병환 농협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취임 직후 곧바로 고객 지원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은행장들의 취임식 풍경을 바꿔놨다. 은행장 취임시 당연히 열렸던 취임식 행사는 건너뛰고 바로 현장으로 향해 직원 및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고객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제5대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한 손병환 은행장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취임식 없이 바로 농업인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대고객 지원 현황을 점검하는 업무로 일정을 시작했다.  

손 은행장은 취임인사 역시 직원들에게 내부 문서 공람 형태로 전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농업·농촌 지원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농협은행에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 미래, 전문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기본으로 손 은행장은 고객우선, 미래 준비, 전문성 제고라는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새로운 디지털 휴먼뱅크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특히 손 은행장은 새로운 미래를 위해 함께 지켜가야 할 약속으로 ▲농협 본연의 가치 구현 ▲고객 보호와 가치 제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초격차 디지털 뱅크 구현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 조성 및 전문성 강화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손 은행장의 취임 행보는 전임 행장들과는 사뭇 달랐지만, 나아갈 방향은 비슷했다. 

이대훈 전 행장은 지난 2017년 12월 서울 중구 본점에서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당시 이 전 은행장은 ▲농협 본연의 가치구현 ▲사업 기반 확대를 통한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 강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신성장동력 창출을 통한 미래금융 선도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직원이 우대받는 조직문화 구축 등을 제시했다. 

지난 24일 제52대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권광석 은행장 역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취임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권 은행장은 대고객 지원 현황을 점검하며 “실적이나 KPI(핵심성과지표)보다는 당장 생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고객들이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올해 3대 경영방침으로 고객신뢰 회복,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권 은행장은 정도영업과 고객중심의 영업문화를 확립하고 고객신뢰 회복을 위해 은행 내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점검, 개선하는 등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017년 12월 서울 중구 본점에서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당시 손 회장은 3대 경영방침으로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지는 조직,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은행,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제시했다.

한편, 새롭게 취임한 두 은행장에겐 향후 풀어가야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우선 손 은행장은 디지털 사업 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이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디지털 부문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글로벌 부문 강화도 예측된다. 농협은행의 해외점포는 미얀마, 캄보디아, 미국, 베트남 등 6개국 7개소 수준이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해외점포 수가 1043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은 편이다. 

권 은행장에게는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지난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비롯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비밀번호 무단 도용 등으로 우리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도 극복해야 한다. 지난 16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p 인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리은행의 연간 순이자마진이 0.04% 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취임식 대신 대고객 지원 현황 점검에 나섰다./각사 제공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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