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뉴욕 증시가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가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7일(현지시각) 전일 대비 915.39포인트(4.06%) 급락한 2만1636.78으로 마감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95.16포인트(3.79%) 하락한 7502.38에 장을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 역시 88.60포인트(3.37%) 떨어진 2541.47에 거래를 마쳤다. 

비록 이날 뉴욕 증시 3대지수가 모두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론 상당한 수준의 반등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가 이번 주 12.84% 상승했으며, 나스닥이 9.05%, S&P 500 지수가 10.26%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주요 경제지표와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 등을 주목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경제가 대규모 실업사태와 공장가동 중단 등 본격적인 경기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 나쁘거나 (그때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탈리아도 확진자가 8만6000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최초 발병국인 중국을 추월해다. 현재 전 세계 감염자는 60만명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이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등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부양책 추진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한 상태다. 이날 미 하원은 대규모 부양책 법안을 가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곧바로 이 법안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328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로 폭증했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 3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 역시 89.1을 기록하며 전월 확정치인 101.0에서 무려 11.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최근 약 50년 동안 네 번째로 큰 폭의 하락세다. 

유로존의 추가 부양책 추진이 갈등을 빚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전날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조율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열었지만,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 등과 관련한 이견을 보였다.

한편,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바클레이즈의 마니시 데스판데 주식투자전략 책임자는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각국의) 봉쇄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와 경제에 미칠 피해 정도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며 "이번 (단기 상승) 랠리 이후 중기적인 위험은 하락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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