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임금 삭감 등 공장가동 중지에 따른 유동성 자금 확보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 생산 라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로 확산하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자동차 업계가 임금삭감을 통한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 가동과 신차 인기로 위기 극복에 나서며 투자자 신뢰 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품조달부터 판매까지 전방위에 걸쳐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장기적인 경제 침체에 따른 대비를 이유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먼저 벤츠를 판매하는 독일 다임러AG는 최소 100억 유로(약 13조원) 규모 자금 지원에 관해 금융기관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과 미쓰비시(三菱)UFJ은행에 5000억엔씩, 총 1조엔(약 11조1953억원) 한도 융자를 요청했다.

GM은 현금 확보를 위해 사무직 6만9000여명 급여를 20% 일괄 삭감키로 했다. 내년 3월 15일 전에 이자와 함께 일시불로 돌려준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포드도 5월부터 임원 급여를 20∼50% 줄이고 비핵심 기술직 채용은 동결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버티고 있다. 국내 공장의 정상가동과 함께 GV80, 쏘렌토, 아반떼 등 신차가 호평을 받으며 코로나19 여파를 정면돌파하고 있다.

GV80은 계약 3만대를 찍었고 17일 출시한 쏘렌토는 사전계약이 2만6000대에 달했다. 7세대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대가 넘었다. 2015년 6세대 아반떼의 9배 실적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도 지난해 생산량 388만대에 달하는 인도, 체코, 터키, 브라질 등 해외 공장이 대부분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려는 각국의 국민 보호 조치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18∼31일 중단 예정인데 연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도 공장은 열었지만 차 판매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월 중국에서 6만여대를 팔았는데, 지난달에는 약 3000대에 불과했다.

현재 현대차는 국내 생산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울산공장에서 근무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2분기에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몫을 가져올 수 있다. 유럽과 미국산 차가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세계 자동차 수요 회복으로 현대·기아차에 유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에드문즈는 미국 3월 판매가 3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현대차그룹 투자심리 안정화와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총 800억원어치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중국이 먼저 영향을 받으며 현대·기아차는 주가조정도 미리 거쳤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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