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9-2020시즌 KBL 신인상 수상 유력 후보 2명 모두 평균 2득점대
프로농구 신인상 수상 경쟁을 하고 있는 원주 DB 김훈과 창원 LG 박정현.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경기당 약 1골을 넣은 선수들이 치열한 신인상 수상 경쟁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 얘기가 아니다. 바로 프로농구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24일 조기 종료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PO)가 취소되면서 우승팀을 정하지 못했지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 등 주요 개인상 수상자는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신인상 수상의 경우 출전 가능한 경기의 절반 이상 출전이 원래의 자격 요건이지만, 시즌이 중도에 끝나 자격 요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 2득점대’ 선수들이 수상 후보

원주 DB 프로미의 김훈(24)과 창원 LG세이커스의 박정현(24)이 신인상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기록 면면을 보면 ‘수상 경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둘 다 수상을 하기엔 지나치게 저조한 기록을 낸 탓이다.

김훈은 올 시즌 23경기에 나와 평균 10분48초를 뛰면서 2.7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일반인 자격으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섰던 그는 2라운드 5순위(전체 15순위)로 지명된 선수다. 그는 지난 2003-2004시즌 이현호(전체 18순위) 이후 16년 만에 2라운드 출신 신인상 수상을 바라보고 있다.

고려대 출신인 박정현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신인이다. 그러나 그는 20경기 출전해 평균 7분54초를 뛰면서 2.2점 2.0리바운드에 그쳤다. 박정현은 지난 2014-2015시즌 이승현(28ㆍ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이후 5년 만에 1순위 출신 신인상 수상에 도전한다.

김훈과 박정현의 기록은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저평가를 받았던 신인상 수상자인 2015-2016시즌 정성우(27ㆍLG)의 기록과 비교해도 뒤쳐진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LG 유니폼을 입게 됐던 정성우는 당시 37경기에 출전해 평균 21분 21초를 뛰면서 4.2득점 2.8어시스트 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승현 등은 역대 가장 위대한 신인

김승현(42), 김주성(41), 하승진(35ㆍ이상 은퇴), 오세근(33ㆍ안양 KGC인삼공사) 등 데뷔 첫 해 신인상과 함께 소속팀을 정상까지 이끈 ‘슈퍼 신인’들과 비교하면 올 시즌 신인들의 존재감은 더욱 초라해진다.

김승현은 대구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입단 첫 해였던 2001-2002시즌 54경기에 나서 평균 37분38초를 뛰면서 12.2득점 8.0어시스트 4.0리바운드 3.2스틸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그 해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김승현, 김병철(47ㆍ현 오리온 감독대행) 등이 주도했던 동양 오리온스의 공격 농구는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최근 전화 통화에서 “그땐 경기를 하면 할수록 승률이 올라가 두려움이 없었다. 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속공이 많은 빠른 농구를 구사했다”고 털어놨다. 그 해 신인상과 MVP, 어시스트상, 스틸상을 싹쓸이한 김승현은 지금까지도 가장 위대한 신인으로 회자된다.

김훈과 박정현을 제외하면 올 시즌 신인들의 존재감은 더욱 떨어진다. 1라운드 2순위로 KGC에 입단한 김경원(9경기 평균 2분37초 출전 0.3득점 0.4리바운드), 1라운드 3순위로 서울 삼성 썬더스 유니폼을 입은 김진영(15경기 평균 8분29초 2.7득점 1.1리바운드), 1라운드 4순위로 오리온에 합류한 전성환(17경기 평균 9분28초 1.4득점 1.8어시스트) 등은 신인상 후보로 거론하기 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이인식(62) 한국농구연맹(KBL) 사무총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리그에 스타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팬들도 볼거리가 늘어난다. 리그 흥행을 위해 꼭 필요한 게 스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KBL의 스타 농사는 ‘대흉작’이라 큰 아쉬움이 남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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