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책 관련 K리그의 긴급 이사회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된 프로축구 K리그의 개막 일정이 30일 논의된다.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는 올 시즌 K리그 개막 시점과 리그 운영 방식을 의제로 1, 2부 구단 대표자들이 모여 논의를 진행한다. 오전에는 K리그1, 오후에는 K리그2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댄다.

올해 프로축구는 당초 2월 29일 개막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 같은 달 21일 K리그 대표자 회의를 거쳐 대구ㆍ경북 지역 연고 팀의 개막전 일정을 우선적으로 미뤘다. 하지만 정부가 이틀 후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시즌 전체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대표자 회의에서 유의미한 의견이 나올 경우 4월 초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물론 K리그 개막이 여전히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프로농구와 여자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겨울 스포츠가 모두 시즌의 조기 종료를 택한데 이어 이미 3차례 연기된 각급 학교 개학 예정일이 또 한 번 미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학을 두고 학부모와 지역 사회 여론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 추가 논의를 거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예정대로 다음달 6일에 할지, 추가 연기할지를 이달 말일 내에는 확정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정세균(70) 국무총리가 28일 “4월 6일 개학에 대해선 여러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발언하는 등 정부와 교육계에선 개학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K리그 개막은 더 늦춰질 수 있다. 프로 스포츠의 개막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 정서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다. K리그의 개막 시기는 빨라야 4월 중하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운영 방식의 축소도 고려 대상이다. 개막 시점이 더 늦어지면 K리그1의 경우 기존 38라운드(정규리그 33라운드+스플릿 5라운드) 방식의 고수는 훨씬 어려워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해야 하는 전북 현대, 수원 삼성, 울산 현대, FC서울의 일정도 고려해야 해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정규리그 도중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왔을 때 구단들이 연쇄적으로 2주간 자가격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예비일을 마련해둬야 한다. 겨울 스포츠들처럼 조기 종료를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럴 경우를 대비해 우승팀 여부, 내년 시즌 승격과 강등 팀의 기준,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의 기준 등도 미리 설정돼야 한다.

한편 구단들은 개막을 기다리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일례로 제주 유나이티드는 타팀과 연습 경기를 없애고 선수단의 외부 접촉을 차단한 상태다. 구단 프런트는 자발적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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