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건설 중도 종료 속 V리그 1위
이도희 감독 “팬들 응원 있어 1위”
“양효진 언제나 고마운 선수”
이도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감독.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019-2020시즌 프로배구 V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3일 조기 종료됐다. 지난 2005년 출범한 V리그가 정규리그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종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스포츠경제는 V리그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고자 시즌 결산 기획을 마련했다. 여자부 1위인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 남자부 1위인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을 인터뷰로 만나보고, 관중 및 시청률 등 수치와 기록을 분석해 올 시즌을 돌아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부족한 감독인데도 1년 동안 잘 따라주고 열심히 해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도희(52)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감독은 2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에서 1위로 시즌을 마친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매 순간이 고비였다. 시즌 초반 강팀과 붙었을 때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아 불안했다”며 “점점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좋아졌다. 올 시즌 일정상 경기가 빡빡하게 붙어 있어 선수들 체력이 걱정됐다. 매 경기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1위로 마친 2019-2020시즌

이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시즌을 중도 종료하고 5라운드까지 성적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면서 최종 1위가 됐다. 플레이오프는 물론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러 얻은 결과가 아니었으나 올 시즌 현대건설이 보여준 힘은 대단했다. 2위 GS칼텍스 kixx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2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 자리를 유지했다. 베테랑 센터 양효진(31)을 필두로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4), 레프트 고예림(26), 황민경(30), 외국인 라이트 헤일리 스펠만(29ㆍ미국), 리베로 김연견(27)까지 끈끈한 전력을 과시하며 올 시즌 여자부에서 가장 빛난 팀으로 거듭났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현대건설 양효진, 황민경, 이다영, 김연견. /OSEN

◆ 뜻밖의 위기, 김연견 부상ㆍ외인 교체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여자부를 평정해나가던 현대건설에도 위기가 있었다.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지난달 4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4라운드 경기에서 왼 발목 골절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감독은 “김연견 선수가 다친 이후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현대건설은 고유민(25)과 이영주(21)로 김연견의 공백을 메우며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이 감독은 또 시즌 초 외국인 선수 교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점도 위기 순간으로 꼽았다. “지난 시즌 마야(본명 밀라그로스 콜라, 32ㆍ스페인)가 우리 팀에서 보여준 모습이 있어 그 부분을 기대하고 재계약했다. 개막 준비하면서부터 몸이 잘 안 올라왔다. 시즌 들어가면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게 잘 안 되면서 부상까지 겹쳤다”며 “곧바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알아봤다. 다행히 헤일리가 다른 팀과 계약한 상황이 아니었다. 교체를 서둘러 진행해 헤일리가 빠르게 팀에 합류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헤일리는 시즌 중 급하게 들어와 18경기에서 314점(평균 17.4점)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마야 대체 외인으로 시즌 중 입단한 헤일리. /OSEN

◆ 감독이 본 베테랑과 에이스 그리고 신인

베테랑 양효진은 여자부 최고 스타다. 올 시즌 ‘전인미답(前人未踏)’ 5500득점에 성공하고 경기당 공격성공률 43.70%, 블로킹 0.85개로 두 부문 다 전체 1위에 올랐다. 이 감독은 리더로 팀을 이끄는 양효진에 대해 “고마운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매 시즌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 주고 있고 항상 믿는 선수다. 현대건설에선 레전드로 성장하고 있다. 팀을 지켜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자기가 그렇게 마무리를 잘 지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몸 관리라든지 자기가 해야 하는 것을 잘 안다”고 칭찬했다.

이어 세터 이다영에 대해서도 “굉장히 열심히 훈련해 왔다. 올 시즌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또 신인왕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센터 이다현(19)에 대해 “신인끼리 겨루는 상황이다. 이다현 선수가 끝내 이겨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보여줄 게 더 많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 이다현. /KOVO

◆ “1위는 팬 여러분 응원 덕분”

시즌을 마쳤지만 이 감독은 벌써 다음을 위한 구상으로 여념이 없다.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이 감독은 “언제 리그가 재개할지 몰라서 선수들은 계속 훈련하며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부터는 휴식을 취해야 할 듯하다. 선수들은 현재 휴가를 나간 상태”라며 “선수들이 휴가 마치고 들어오면 본격적인 다음 시즌 준비를 시작한다. 그 전에 FA와 외국인 트라이아웃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연패하는 어려운 상황에도 저희를 끝까지 지지해준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그렇게 저희를 응원해준 덕분에 우승은 못 했지만 1위로 마감할 수 있었다”며 “다음 시즌도 끝까지 잘 지켜봐 주면 저희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여러 사람이 모인 가운데서 여러분의 얼굴을 뵙고 싶다”고 힘주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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