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개학 연기로 대학 상권 매출 타격
상인들 “대출보다 체감할 수 있는 대책 필요”
금융권 “대기시간 줄이고 지원 방안 강구할 것”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로 대학가 상권이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김형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자본 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피해는 심각한 상태다. 곳곳에서 공장가동이 중단되고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기업마저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으로 인해 시내 번화가의 불이 꺼지면서 소상공인들의 휴업과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섰다. 이 중 절반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과 보증 등 자금지원이다. 정확하게는 51조6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지원된다. 하지만 아직 정부 지원책의 효과는 미미하다. 현장엔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찬바람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싸우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현장의 목소리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알지도 하지도 못했다"...코로나19 금융지원 체감 힘든 자영업자들

② 정보 사각지대 놓인 장애인·소외계층..."맞춤형 지원해야"

③ "새벽 4시부터 줄 서서 기다립니다"...밀려드는 대출 신청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가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6일 방문한 경기도 부천 소재 대학가는 개학 연기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 대학가 상인들 “금융지원 알지도 하지도 못했다”

4년째 안경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70~80% 정도의 매출 타격을 입었다”며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 대출을 알고 있지만, 가게를 비우고 400~500명이 대기하는 센터를 찾을 수는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주변 상인 중 한 명이 부천 심곡동 소재 소진공 센터를 찾았지만, 기존대출 잔고와 카드세·부가세가 담긴 증빙서류를 요구받았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대출이 어렵고 받을 수 있는 대출액도 작아지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소진공은 지난 25일부터 신용등급 4~10등급 사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 1.5% 금리로 최대 1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있다. 요건은 연체나 세금 미납이 없어야 하고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든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중국집을 6개월째 열어온 진모씨도 창업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매출액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며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대출을 해봤자 빚만 늘어난다”며 “정부가 대출 위주의 정책보다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한다”고 덧붙였다.  

13년간 어머니가 운영한 토스트집을 물려받은 정모씨는 “대학가 상인들이 대부분 학기 중 발생한 매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개학이 연기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 가게도 평소 매출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를 넘길 경우 우리 가게도 대출이 불가피한데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500만원 수준의 대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1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전화 상담을 받았지만, 매출과 기존대출을 물어보며 추가 대출은 어렵다고 답해왔다”며 “기존대출이 없는 자영업자는 거의 없는데 영세 사각지대를 감안하지 못한 정부의 정책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학가 상인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세금 문제다. 

대학가 상인들은 모든 자영업자가 매출 감소로 힘들어하고 있지만 연매출 5000만원에서 3억원 이하 상인들이 특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연매출 4800만원 이하 자영업자에게 세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간이과세’ 기준을 상향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학가 상인들은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돼 정상 영업하기를 바라고 있다./김형일 기자

◆ 금융권 “자영업자, 금융지원 최선을 다하겠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현재 원활하게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진공 관계자는 “지난 27일부터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진공 센터를 찾는 인원이 50% 정도 감소했다”며 “다음달 1일부터 출생 연도에 따른 ‘홀짝제’가 도입되고 일반 시중은행에서도 연 1.5%의 대출 취급이 가능해지면서 병목현상 해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2조7000억원의 한도가 주어지다 보니 대출액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되면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소진공 센터를 찾으실 때는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부가가치세 증명원, 통장사본을 지참해야 한다”며 “기존 소상공인 지원은 소진공 센터와 지역신용보증재단, 은행을 거치는 3단계였지만 이번 지원은 소진공 센터에서 바로 대출액이 입금되는 원스톱 서비스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는 소상공인 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1∼3등급은 일반 시중은행 ▲1∼6등급은 기업은행 ▲4등급 이하는 소진공 센터에서 대출이 진행된다.

기존 대출자는 추가 보증 대출이 어렵다는 지적에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보증 대출을 받기 위해선 보증서를 받아야 하는데 1년 이내에 보증받은 경우 신규 보증이 어렵다”며 “코로나 특례보증을 통해 추가 보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미소금융이 정책자금이다 보니 중복지원을 방지하고자 대출 잔액이 어느 정도 차 있으면 대출이 불가하다”며 “총부채 원리금 상환능력을 파악했을 때 대출이 더 부담을 줄 수 있어 자제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대출로 대출이 어렵다는 사람들은 차상위계층이 아니고 6~10등급안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전화상담보다는 현장상담을 권유하고 있는데 이자지원과 상환유예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센터 포화를 방지하기 위해 전화 1397을 통해 방문 예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담시간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고 있다”며 “현재 전국 각지에 분포한 50개 센터에서 각각 10~20명 수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아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서민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낮은 금리로 운영·시설·창업자금을 대출하는 상품이다. 

신용등급 6~10등급 또는 등급이 없는 사람, 차상위계층 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대상이며 운영시설자금은 최대 2000만원, 창업자금은 최대 7000만원 한도로 대출한다. 금리는 2.0%~4.5%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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