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토마스 바흐 “출전자격 유지 분명”
IOC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화두가 된 남자축구 나이 제한 연장 방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들의 자격을 유지하기로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IOC가 합의한다면, 이 방안은 현실이 된다.

IOC는 28일(이하 한국 시각) 소셜미디어로 토마스 바흐(67) IOC 위원장 입장을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미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선수들이 자격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일본의 동의로 제32회 대회를 여전히 ‘2020 도쿄올림픽’으로 하는 데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이로써 IOC가 이 기조를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나이 제한이 있는 남자축구에도 똑같이 적용해 FIFA와 의견 일치를 끌어낼지가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공식 성명. /IOC 트위터

일본 축구 전문 매체 ‘게키사카(ゲキサカ)’는 29일 ‘1997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고 명시한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종목 규정에 관해 보도했다. 대회 명칭을 ‘2021 도쿄올림픽’으로 바꾸지 않는 것처럼 규정도 현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이 경우 도쿄올림픽에서만 남자축구 나이 제한이 만 24세 이하(U-24)로 바뀐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엔 만 23세 이하(U-23) 선수가 기본적으로 출전하고 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만 24세 이상의 선수는 와일드카드로 분류되어 3명만 포함됐다. 세계 최고 권위 축구 대회 월드컵 인기를 위협할 수 있다는 FIFA의 권고가 이 규정 도입을 꾀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데 공을 세운 선수들의 연령 마지노선은 1997년생이다. 이듬해 만 24세가 되더라도 IOC와 FIFA의 의견이 일치하면 대회 자력 출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올림픽 남자축구 종목의 특수성이다. 개인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종목과 최종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단체 종목 남자축구를 같은 기준에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남자축구 출전권을 따낸 선수들이 그대로 본선까지 간다는 보장도 없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IOC 홈페이지

올림픽이 펼쳐질 일본에서도 이 사안은 뜨거운 감자다.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28일 ‘요미우리TV’와 인터뷰에서 “FIFA는 올림픽보다 월드컵을 중요하게 여긴다. 올림픽 종목 중 축구에만 유일하게 나이 제한이 있는데 불공평하다”고 털어놨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9일 제5회 정기 이사회를 마치고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라며 “최종적으로 FIFA가 IOC와 협의해 결론을 내릴 것이다. 현시점에선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협회는 정해지는 대로 따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하라 기요타카(54) JFA 전무이사도 “결과적으로 FIFA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올림픽 연기가 확정되고 일정이 논의되고 있지만 조직위원회와 IOC 그리고 FIFA의 공식 입장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본선엔 16개국이 참가한다. 현재 출전을 확정한 나라는 총 14개국이다.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가장 먼저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대륙별로 유럽(UEFA)에선 독일ㆍ스페인ㆍ프랑스ㆍ루마니아, 아시아에선 한국ㆍ호주ㆍ사우디 아라비아, 아프리카에선 이집트ㆍ코트디부아르ㆍ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에선 브라질ㆍ아르헨티나, 오세아니아에선 뉴질랜드가 본선행을 확정했다. 북중미카리브에서 남은 두 자리를 가져간다.

김학범(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올해 1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본선 출전권을 땄다. 당시 대표팀 주전 선수 역시 1997년생이 대부분이다.

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