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가 전쟁에 코로나19까지…기름값 추가 하락 전망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1300원대로 내려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유가 전쟁’ 등으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 당 1300원대로 내려갔다.

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30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 당 1398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400원 선을 밑돈 건 유류세 인하정책 시행 5개월째인 지난해 4월 초 이후 약 1년 만이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리터 당 1500원대였던 걸 감안하면 20일 사이 리터 당 100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앞서 주간 단위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까지 9주 연속 하락했다.

주유소 경유 가격도 30일 기준 1204원으로, 지난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만간 1100원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유가 하락 폭이 워낙 커 휘발유 가격이 12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소 2~3주간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한편 국제 유가는 이달 초 '유가 전쟁'에 불이 붙으며 중순께 배럴당 30달러 선이 붕괴한 뒤 최근 20달러 초반 대에서 머물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7.4% 내린 19.92달러에 거래됐으며 브렌트유 5월물 가격도 30일 17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사우디는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합의가 지난 3년간 유지되면서 원유 수출량을 하루 700만 배럴 초반 대까지 낮춰 왔지만 이달 31일로 감산 기한이 끝나면서 4월부터 1000만 배럴로 수출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6일 러시아와 감산 협상이 결렬되자 산유량을 대폭 늘리는 ‘유가 전쟁’에 돌입했다.

KB증권은 보고서는 "사우디가 4월 원유공급량을 하루 1230만 배럴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증산이 현실화함에 따라 4∼5월 국제 유가는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 자제 분위기로 휘발유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주유소 기름값의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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