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급자 절반, 가족과 다른 시군구 거주 ‘돌봄’ 공백 우려
시설이용 ‘비용’, 재가이용 ‘시간’ 불만족 높아
복지부, ‘2019 장기요양실태조사’ 발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요양시설 입소자 등 노인장기요양 수급자 중 70% 이상이 여성이고, 대부분 고혈압·치매·당뇨 등 평균 3.4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보건복지부의 ‘2019년 장기요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기요양 수급자의 비율은 여성이 72.8%, 남성이 27.2%로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평균 나이는 81.8세이고 80대가 50.1%로 가장 많았으며 70대 25%, 90세 이상 16.6%로 뒤를 이었다. 수급자는 평균 3.4개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으며 고혈압이 60.3%, 치매 57.2%, 당뇨병 29.3% 순이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실시되는 이 같은 내용의 ‘장기요양 실태조사’는 지난해 처음 시행됐으며 3년마다 진행한다.

실태조사는 장기요양 수급자의 서비스 이용현황과 욕구를 자세히 파악하고 서비스 공급자인 장기요양기관과 장기요양요원 현황을 조사해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기초자료에 근거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실시된다.

제공= 보건복지부

장기요양 수급자의 77.5%는 장기요양급여를 이용하고 있지만, 22.5%는 장기요양급여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급여 이용자 중 70.3%는 재가급여를, 나머지 29.7%는 시설급여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요양급여에 대한 결정을 본인이 하는 비율은 8.6%에 불과했고 대부분 자녀의 결정을 따르는 것으로 나왔다.

재가급여를 이용하는 장기요양수급자의 가구특성은 단독가구 34.0%, 자녀동거가구 31.9%, 부부가구 24.8%, 자녀 및 손자녀 동거 가구 7.4%순으로 조사됐다. 노인 단독가구의 절반 정도는 비동거 가족과 다른 시군구에 거주해 독거 수급자 노인의 돌봄 공백에 대응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재가 수급자 중 75.3%는 방문 요양·주야간 보호·방문 목욕 등 하나의 서비스만 이용했고 다른 서비스를 같이 사용하는 비율은 23.8%에 불과했다. 만족도는 주야간 보호 90.4%, 방문목욕 85.1%, 방문 요양 79.2%, 단기보호 44.6%로 나왔다. 방문요양, 방문목욕은 이용시간과 일수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고, 방문간호의 경우 급여 내용과 이용시간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급여 이용자의 90.6%는 노인요양시설을, 9.4%는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을 이용하고 있었다. 평균 입소 기간은 2.8년으로, 1년 미만 22.1%, 1~2년 미만 26.6%, 2~3년 미만 17.0%, 3~5년 18.6%로 나타났고 5년 이상 입소 중이라는 응답도 15.7%에 달했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84.2%로 높게 나타났지만, 다른 수급자들과의 공동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68.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설 내 1인실이 3.3%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4인실을 이용하는 현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요양 가족 절반 이상 비용부담 호소

장기요양 수급자의 가족 중 절반 이상은 시설이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 실태조사에 응답한 가족은 수급자의 딸이 30.7%, 아들이 30.1%, 배우자가 20.3%, 며느리가 12.9%다.

장기요양보험 이용에 대해서 대부분은 이웃이나 지인(27.1%)으로부터 정보를 얻었다. TV·신문·인터넷이 18.6%, 직계가족 17.2%, 장기요양기관 직원 15.0%, 건강보험공단 관계자가 6.6%로 응답했다. 장기요양기관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인력 수준이 28.5%로 가장 높게 나타나 서비스 제공 인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84.1%, 보통 12.2%, 불만족은 3.7%였다. 재가급여 이용자의 불만족 사유는 △불충분한 이용시간 47.4% △필요한 시간에 이용 어려움 18.7% △장기요양요원 12.4%으로 나왔다. 시설급여 이용자 불만족 사유는 △비용부담 54.4%△장기요양요원 불만과 재활서비스 부족 각각 9.4% △식사서비스 불만 7.1% △간호 및 의료서비스 부족 등이 6.9%로 집계됐다.

제공= 보건복지부

추가로 원하는 지원에 대해서 재가서비스 이용자 가족은 △식사·영양 상담 29.7% △차량지원 27.7% △방문간호 17.8% △단기보호 11.3%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시설 이용자 가족은 △식사·위생·청결 개선 22.5% △돌봄 인력 확대 19.9%였지만, 그 외 의료나 재활서비스 관련이 48.9%에 달해 시설 내 의료·재활서비스를 많이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이용자 가족 중 25.4%만이 이용자 건강 호전 시에 집으로 모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가족 경제활동으로 돌봄이 어렵기 때문’이 54.5%, 자택 주거환경이 좋지 않음이 28.7%로 조사됐다.

장기요양기관은 조사대상 기관 중 재가서비스 제공기관이 75.6%, 입소 기관은 24.4%였다. 운영 주체는 개인 75.7%, 비영리법인 21.8%, 영리법인 2.5%로 개인 운영 기관이 월등히 많았다. 이용자가 30명 이하인 기관이 60.7%로 가장 많았고, 30~49명은 20.6%, 50명 이상인 기관은 18.7%로 가장 적어서 기관 대부분이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수급자 안전사고 발생률은 평균 19.6%로 대부분 낙상사고이며, 연평균 2.8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장기요양요원 50~60대 여성이 대다수…직업 만족도 54% 그쳐

장기요양요원은 91.1%가 요양보호사였고 그 외 직종은 간호(조무)사 4.3%, 사회복지사 4% 물리(작업)치료사 0.7%로 집계됐다. 응답자 중 여성 94.7%, 남성은 5.3%에 불과해 여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종사자 중 60대가 가장 많아 전체의 40.4%를 차지했고, 50대는 39.4%, 40대가 8.6%, 70세 이상이 8.4%이었다.

고용형태는 정규직 38.1% 계약직 61.9%로 나타났다. 재가기관은 계약직 비율이 74.7%로 높았으나 시설은 정규직 비율이 72.3%로 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수급자나 가족으로부터 ‘언어적 폭력’을 당한 비율은 25.2%,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을 경험한 사람은 16.0%, ‘성희롱, 성폭력’은 9.1%로 장기요양요원 보호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4.4%로, 자긍심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75.1%, 자긍심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한 비율은 6.4%였다. ‘임금수준’을 가장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꼽았고 법정수당과 휴게·근로시간 보장이 18.3%, 수급자 가족 교육이 9.5%,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6.5%, 고충상담·건강지원 등 서비스 확대가 6.2%로 뒤를 이었다.

곽숙영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번 장기요양 실태조사를 통해 장기요양 이용자의 특성과 수요, 공급자들의 실태와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적·양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지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토대로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고려한 제도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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