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감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공개한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30일까지 거래 신고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는 총 8074건으로 전월(6476건) 대비 24.7%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작년 12·16 대책의 일환으로 15억원 초과 매물에 대한 대출이 중단되고,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의 충격으로 거래가 급감했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등 15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에서 급매물이 나오자 매수 대기자들이 계약에 동참했고, 비강남권의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에서는 풍선 효과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은 계약 후 60일이었으나, 2월 21일을 기점으로 이날 이후 계약분은 신고 기간이 30일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1월 계약분은 60일의 신고 기간이 원칙적으로 이달 31일에 종료되지만, 2월 계약분은 21일 이전 거래물량의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2월 거래량은 추가로 신고되는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2월 거래량과 증가폭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왜냐하면 지난해 2월 1456건은 물론, 2017년 5730건, 2016년 5364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다음 달 하순까지 추가로 거래 신고가 이뤄질 것을 고려하면 주택 거래량이 폭발했던 2018년 2월(9168건)과 비견될 정도다.

이같은 거래량 증가는 강남권에서 고점 대비 2억∼3억원 이상 싼 급매물이 나오면서 대기 수요자가 매수에 나선 게 영향을 미쳤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전용 76.5㎡의 경우 최고 21억원대에 팔리던 것이 지난달 18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급매물이 거래, 신고된 건수가 1월에 3건에 그쳤으나 2월에는 11건으로 늘었다.

급매 위주로 거래된 강남권과 달리 비강남권의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에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높은 가격에 계약이 늘었다.

구별로 볼 때 지난달 강남구의 거래량이 228건으로 1월(132건)에 비해 72.7% 확대됐으며, 송파구는 1월 220건에서 2월에는 342건으로 55.5%, 서초구는 1월 118건에서 2월 168건으로 42.4% 늘었다.

노원구는 1월 거래량이 819건에서 2월에는 1141건으로 39.3%, 도봉구는 368건에서 554건으로 50.5% 증가했다.

중랑구도 1월 대비 48.1%(237→351건), 금천구는 42.9%(126→180건) 각각 상승했다.

광진구는 2월 거래량 자체는 110건으로 많진 않았으나 1월(63건) 대비 증가폭은 74.6%로 25개 구를 통틀어 최고를 기록했다.

비강남 인기지역인 동작(32.4%)과 양천구(30.9%), 성동구(31.1%)도 서울 평균 이상 거래량이 늘었다.

반면 용산구는 1월 102건에서 2월 77건으로 24.5%가 감소했고 강북구는 18.6%, 중구도 11.1% 등 쪼그라들었다.

지난 달 팔린 서울 아파트 가운데 15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은 362건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12·16대책 이전인 지난해 10월과 11월의 11.1%, 9.9%에는 크게 미달하지만 올해 1월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이 2.98%까지 떨어진 것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3월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 역시 다시 위축되는 분위기ek.

올해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 데다 코로나 충격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면서 강남뿐 아니라 풍선효과가 있던 강북까지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어 3월에는 거래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달 13일부터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으로 투기과열지구내 9억원 초과 주택을 살 때는 예금잔액증명서 등 15종에 달하는 자금조달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면서 갈아타기 수요 외에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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