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실 높은 상가 한숨 돌려…아파트는 영향 적을 듯
스타필드 하남 전경. /신세계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그간 지역 호재로 평가받던 '스타필드 마곡'(가칭)이 무산되면서 부동산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 CP4구역을 태영건설-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에 8158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마트는 2013년 해당 부지를 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2400억여원에 매입했다. 이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2016년 스타필드 하남 오픈식에서 "스타필드 마곡에도 합작 형태의 쇼핑몰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마곡 부지는 스타필드가 들어서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이로부터 4년여 후 부지를 매각하며 계획이 백지화됐다.

이런 대형 복합쇼핑몰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힘은 꽤나 강력하다. 앞서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이 입점된 후 큰 상승률을 보인 것을 보면 알수 있는데, 하남은 스타필드가 개장한 지난 2016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하남시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은 15.4%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도 평균 상승률인 7.61%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고양시 역시 스타필드 개장으로 비슷한 혜택을 누렸다. 스타필드 개장 이전인 2016년 7월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의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1483만원 수준인 반면 스타필드 개장 이후인 같은 해 10월 동산동의 아파트 시세는 1608만원으로 급등했다.

때문에 이 스타필드는 마곡에는 '희소식'으로 통했다. 분양을 앞둔 단지라면 홍보물 가장 앞 '스타필드 마곡'이라는 문구를 꼭 넣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마곡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온 이 쇼핑몰의 도입이 무산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나타날 지에 이목이 쏠린다.

먼저 가장 큰 수혜를 입어왔던 아파트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스타필드에 대한 호재는 가격에 선반영된 상태인 데다, 마곡은 R&D 중심의 산업·업무 거점으로 계획된 산업단지로 코오롱과 에쓰오일 등 대기업과 이화여대 병원 개원 등의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마곡의 경우 산업단지로 계획된 곳인데, 이미 대기업들도 입주가 끝난 상황이라 큰 영향은 없을 듯 하다“면서도 ”다만 부가가치 측면에서 다소 손해를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공실이 늘어가고 있는 상가는 한숨 돌리게 됐다. 마곡은 정확한 데이터를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근 지역과 비교하면 공실률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근 지역인 강서구 화곡동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이 19.9%인데, 이는 10곳 중 2곳은 비어있다는 의미다. 마곡의 공실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필드의 무산은 상가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타필드 입점은 유동인가 증가를 가져오지만, 주위 소비자들을 모두 흡수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웬만한 업종은 스타필드 내부에 있어 수요가 스타필드 밖으로 빠져 나가기도 쉽지 않다.

이상혁 더케이 컨설팅 그룹 상업용부동산센터장은 “스타필드 입점은 유동인구를 증가시키지만 외부 상가와 겹치는 업종이 많아, 소비자들을 흡수해 오히려 인근 상가들에게는 악재”라며 “입점 무산은 안그래도 공실이 높은 마곡 상가에는 다행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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