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세계, 1층을 식품관으로 변경하는 혁신
롯데, 1~2층 명품편집숍과 F&B매장 입점 계획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 변세영 기자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앞 신호등을 두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치열한 사투에 돌입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 1층부터 구조를 바꾸는 파격적인 리모델링으로 고객 맞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12월 완료를 목표로 리뉴얼을 진행한다. 영등포점은 기존 1층부터 2층까지 위치했던 화장품과 잡화를 3~4층으로 이동시키고 1, 2층을 명품 편집숍, 패션잡화, F&B 매장 등으로 탈바꿈한다. 기존 백화점 디자인에서 형태에서 벗어나 쇼핑몰 형태의 공간 구획으로 젊은 고객들이 쇼핑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롯데의 계획이다.

백화점 상층부는 기존 브랜드 외에도 신규 해외 패션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해 계약을 진행 중에 있다. 리모델링은 오는 5월부터 층별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변세영 기자

롯데 영등포점와 지역 쌍두마차를 이끄는 신세계 영등포점은 최근 개점 10주년 만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신세계는 리빙관·패션관으로 운영 중인 두 개의 건물을 리모델링을 통해 리빙관 1층과 패션관 지하 1층에 총 ‘1400평’ 규모의 식품 전문관을 열었다.

백화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1층에 업계 최초로 글로서리 마켓, 정육코너, 베이커리와 카페를 도입했다. 통상 백화점 1층에 위치해 분위기를 압도하는 고가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 대신 알록달록한 과일이 있는 식품관을 도입해 시각적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리빙관 1층을 식품관으로 전면 배치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 변세영 기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지하1층 고메스트리트 / 변세영 기자

신세계는 영등포점을 ‘젊은 백화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영등포점은 신세계 전체 점포 중 사회초년생, 직장인, 학생과 같은 20대 고객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전 점포의 20대 비중은 약 11%대 지만, 영등포점은 13.2%로 다른 지점보다 2.2%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는 젊은 소비층을 잡기위해 푸드와 패션에 집중했다. 600평 규모 해외패션 전문관을 신설하고 엠포리오 아르마니, 비비안웨스트우드, 알렉산더 왕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신규로 도입해 20·30대 고급 수요를 잡는다. 백화점 지하 1층은 여러 가지 조명 패턴을 이용해 색다른 분위기의 식당가로 바꿨다.

1100평 규모의 ‘고메스트리트’에는 떡볶이, 돈까스, 베이커리, 티라미수 디저트 등 SNS에서 떠오르는 맛집이 대거 들어왔다.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할 필요 없이 백화점에서 밥부터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점은 다른 지점보다 젊은 층 고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라면서 “전체적인 리모델링은 현재 모두 완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과 연결돼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변세영 기자

이들 두 업체는 지난해에도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한국철도공단이 진행한 영등포 역사 상업시설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롯데와 신세계가 나란히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부지는 KTX 영등포역과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을 골자로 하루 유동인구만 약 15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백화점 위치로 최적의 조건이다.

지키고자 하는 롯데와 뺏고자 하는 신세계의 싸움은 결국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1991년부터 30년 동안 영등포점을 운영해온 롯데백화점은 해당 자리를 수성해 최소 10년에서 최장 20년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롯데 영등포점은 역사에서 백화점으로 바로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에 힘입어 연매출 4700~5000억원을 올리는 알짜매장으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약 4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비통 등 최고급 명품라인을 갖추고도 역사에서 떨어진 위치로 롯데 영등포점에 다소 못 미치는 매출을 올리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과감한 리모델링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서울 서부 최대상권 중 하나인 영등포역을 사수하기 위한 두 업체의 기싸움이 더욱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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