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기 시행으로 기업자금 공급 확대 유도
금융위, 은행권 BIS비율 1~4%p 상승 추정
은행권, 증안펀드 부담 덜 것으로 기대
금융위원회가 6월 말 바젤Ⅲ 조기 시행으로 은행들의 BIS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금융위원회가 오는 6월 말 바젤Ⅲ 조기 시행을 발표하자 은행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애로 해소 차원에서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을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의 골자는 신용대출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현행 100%에서 85%로 내리는 것이다. 또 기업대출 중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의 부도 시 손실률(LGD)도 각각 45%, 35%에서 40%, 20%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는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 시행으로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이 1~4%p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BIS비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기업자금 공급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자본여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국제결제은행은 은행들에게 BIS비율을 8%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은 은행 BIS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8%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용통제, 자본금 증감 강제, 자구계획서 제출, 임원진 교체 등 각종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오는 2021년 1월 1일에 실시될 계획이었던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이 조기 시행되면서 은행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은행들은 BIS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비용부담이 적어지고 이에 대한 여력을 기업대출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 도입에 필요한 시스템 적용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안정펀드 조치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지기는 힘들지만, 결국엔 바젤III 조기 시행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어 기업자금 공급에 있어서 유인이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식시장의 과도한 불안이 실물경제와 경제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금융권이 공동 출자하는 증안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신한·KB·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각 1조원씩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위험가중치가 100%에 불과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 비해 증안펀드는 위험가중치가 300%에 달해서다. 현행 기준으로 만약 1조원을 투자하면 위험가중자산이 3조원 늘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시중은행들은 증안펀드에 투자했다가 BIS비율이 하락하면 신용 하락,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 완화를 약속했지만, 규모가 정해져야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BIS비율은 대부분 하락했다. 우리은행 BIS비율은 15.38%로 전년 말 대비 0.27%p 내렸다. 하나은행은 16.12%, 신한은행은 15.91%로 각각 0.13%p, 0.12%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은행BIS비율은 15.83%로 전년 말 대비 0.33%p 상승했다. 

금융위원회가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을 조기 시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은행들이 반기는 분위기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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