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환경부, 용역연구 중간결과 양사 통보 불구
롯데 "비공용병 회수비용 올려야" vs 하이트 "중간결과보다 올릴 필요 없다"
지난해 롯데주류 강릉공장에 쌓여 있던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공병. /롯데주류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지난해 일단락 됐던 '공병전쟁'을 재개하게 됐다.

환경부가 빈 소주병을 회수하는 비용에 대한 용역연구 중간결과를 양사에 통보하면서 양사가 ‘공병 회수비용’에 대한 의견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느 한 쪽도 이에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7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관계자를 만나 환경부 용역연구 중간결과를 통보하고, 양사의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환경부 용역연구 중간결과에 따르면 진로이즈백과 청하 등 비(非)공용병을 회수하는 비용을 기존 병당 10.5원에서 17~20원까지 올려야 한다.

하지만 결과를 통보 받은 두 회사 모두 환경부의 연구 결과에 이견을 드러냈다.

롯데주류는 연구결과를 통해 얻은 단가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는 반대로 이렇게까지 비공용병 처리 비용을 높일 필요가 있냐며 불필요한 인상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단순한 의견 차이라며 극단적인 의견대립으로 해석될 여지는 피하는 모양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재 양사가 만족할 수 있는 기준 설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이다”라며 “이 과정에서 의견 차이는 당연히 발생할 수 있고, 우리는 비용 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도 “현재는 다음 달 말까지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히는 중”이라며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도 환경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환경부는 업체 간 합의에 실패하면 시행규칙 등을 통해 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까지 소주병의 90% 이상은 360㎖짜리 녹색 유리병(공용병)이었다. 따라서 주류업계는 타사의 소주병을 라벨만 제거하고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산비용을 아껴왔다.

청하 등 비공용병은 이를 생산한 제조업체가 병당 10.5원을 내고 가져가도록 하고 있었다. 기존의 비공용병 회수 비용은 비공용병의 비중이 워낙 적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의 인기몰이로 문제가 생겼다. 진로이즈백의 연하늘색 병이 비공용병으로 분류되면서 이를 보관하는 업체의 보관비용이 만만치 않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주류가 기존의 회수비용으론 진로이즈백 공병 선별과 보관 등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하이트진로도 이에 반박하며 갈등이 발생했다. 롯데주류가 진로이즈백 공병을 하이트진로에 돌려주지 않으면서, 한때 롯데주류 강릉 공장엔 진로이즈백 420만여병이 쌓여 있었다.

이에 의견 조율을 위해 나선 환경부가 비공용병 회수빙용을 기존처럼 유지하되 올해 상반기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의점을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으며 갈등은 수그러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이번 환경부 연구 결과 발표에 이견을 나타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강제 시행규칙이 나오든 자발적 합의가 이뤄지든 합의점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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