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간판 스타 양효진.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19-2020시즌 프로배구 V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속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비록 시즌은 조기 종료했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번 시즌 5라운드까지 남녀부 총 관중 수는 39만2331명으로 집계됐다. 총 관중 수는 모든 경기를 다 소화한 2018-2019시즌(43만4791명)보다는 적었지만, 역시 전 일정을 소화한 2017-2018시즌(39만3293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관중을 유치했다. 지난 2015-2016시즌(37만8657명), 2016-2017시즌(38만7516명)보다는 1만명 내외로 앞섰다.

2019-2020시즌 V리그 총 관중 수. /KOVO 제공

◆두드러진 여자 배구 인기

장경민 KOVO 홍보팀장은 3월 3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관중 수가 지난해 시즌과 비교해서 1~3라운드는 분명 상승세였다. 시즌 출발이 좋아서 기대를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월 말부터는 큰 타격을 입었다”며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처럼 이번 시즌에도 여자 배구의 인기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TV 중계 시청률 최고치를 찍은 경기도 여자부 경기였다. 지난 2월 16일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시청률은 1.67%를 기록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풀세트 접전 끝에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두며 7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33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장경민 팀장은 “시청률은 여자부가 많이 올랐다. 여자부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고 짚었다. 여자부 선수들도 여자 배구의 묘미를 어필했다. 여자부 간판 스타인 현대건설의 양효진(31)은 전화 통화에서 “랠리가 계속되는데다가 올 시즌엔 많은 풀세트 경기들이 나왔다. 접전 승부가 많은 등 승점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게 여자 배구의 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충 쯔위’라 불리며 인기를 한 몸에 받은 기대주 박혜민(20ㆍGS칼텍스)도 “남자 배구보다 랠리가 오래 지속되고 짜릿한 매력도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V리그 TV 중계 최고 시청률. /KOVO 제공

◆우승팀 없지만 ‘풍성한 기록’

다양한 기록들이 나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남자부 우리카드(25승 7패ㆍ승점 69)와 여자부 현대건설(20승 7패ㆍ승점 55)은 시즌 조기 종료로 포스트 시즌도 치러지지 못하게 되면서 우승 대신 ‘정규리그 1위팀’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창단 이래 최초로 10연승을 질주했다.

개인 부문에서는 양효진이 통산 1202개의 블로킹을 기록해 이 부문 역대 1위 행진을 계속했다. 리베로 김해란(36ㆍ흥국생명)은 디그 성공 9819개로 역시 이 부문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거포 안드레스 비예나(27ㆍ스페인)는 올 시즌 최다인 6차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해 가욋돈 600만 원(회당 100만 원)을 벌어 들였다. 나경복(26ㆍ우리카드)과 이재영(24ㆍ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개인 통산 처음으로 트리플크라운(서브ㆍ백어택ㆍ블로킹 각 3개 이상)을 작성했고, OK저축은행 송명근(27)과 조재성(25)은 2019년 11월 29일 한국전력전에서 역대 최초로 같은 팀 토종 선수끼리 동시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한국전력의 김인혁(25)은 지난해 11월 8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10개를 몰아쳤는데 이는 역대 토종 선수 단일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이었다.

코보티비 계정 화면 캡처.

◆쉼 없는 코보티비

배구 흥행을 위한 KOVO의 노력은 계속됐다. KOVO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스포츠 홍보대행사 이디아 스포츠와 함께 다양한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콘텐츠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계정 ‘코보티비(KOVO TV)’를 통해 제공되며 화제를 모았다. 코보티비에는 코다리(코보티비 다이어리), 인터뷰, 핫 클립, 추억 콘텐츠인 탑골공원, 주간 최고의 장면을 뽑은 ‘위클립’ 등 영상들이 꾸준히 게재됐다. 코다리 콘텐츠의 경우 적게는 1만에서 많게는 수십 만 조회수가 나오고 있다. 레트로 열풍에 발맞춰 선보인 명경기 풀영상 ‘탑골 콘텐츠’들도 조회수가 약 3000~6000회에 이르고 있다.

장경민 팀장은 “SNS를 통해 온라인 및 영상 콘텐츠들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며 “물론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분위기로 선수들을 만나 찍는 콘텐츠 제작에는 다소 제약이 따르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팬들의 마음이 V리그와 거리감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NS 콘텐츠 등 발굴을 위해 관련 팀들과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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