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A 소속 설계사 23만2453명…생·손보사 훌쩍 넘어
허위계약·부당승환계약 및 불완전판매 문제 여전해
전문자격제도·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검토 필요
GA 소속 설계사가 생명·손해보험 전속설계사 규모를 뛰어넘었다. /픽사베이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블랙홀처럼 설계사들을 빨아들이며 꾸준히 몸집을 불린 법인보험대리점(GA)이 생명·손해보험사 소속 설계사를 합친 숫자를 뛰어넘었다. 외형성장을 이뤄낸 GA의 불완전 판매비율이 전속대리점보다 여전히 높아 외형성장과 소비자 신뢰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법인보험대리점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법인보험대리점 지에이코리아의 보유 설계사는 전년 동월 대비 2.93% 증가한 1만5049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글로벌금융판매 1만3965명, 인카금융서비스 1만296명, 프라임에셋 1만179명 등 총 4곳에서 1만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했다.

생보업계의 ‘빅3’와 비교해도 규모면에서 삼성생명(2만4475명)을 제외한 한화생명(1만7922명), 교보생명(1만4261명) 등 2곳과 대형 GA 소속 설계사가 맞먹는 수준이 됐다.

현재 생보사 평균 전속설계사는 3859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9만1927명으로 지난 2017년 말과 비교하면 14.8%나 급감하는 등 매년 감소세다.

손보업계의 지난해 소속설계사는 총 9만4995명으로 지난 2017년 말 대비 15.89% 증가했다. 그러나 대형사인 삼성화재(1만9640명), DB손해보험(1만6032명), 현대해상(1만1643명)의 전속설계사 규모가 대형 GA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GA 소속 설계사는 6.78% 증가한 23만2453명으로 생명·손해보험 소속 설계사를 모두 합해도 GA 소속 설계사보다 적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규모가 곧 영업 경쟁력과 비례하는 면이 있어 영업망이 약한 중소 보험사는 GA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 시장에서 GA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GA의 빠른 성장 이면에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GA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다보니 고객들에게 필요한 상품보단 수수료가 높은 상품 위주로 추천하는 등의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 23일 발표한 ‘2019년 GA 영업전반에 대한 검사결과 주요 확인 내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수수료를 편취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계약을 작성한 GA가 적발됐다.

또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하고 허위·과장 광고 등으로 신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부당승환 계약 등이 적발됐다. 일부 GA의 경우에는 설계사들의 해외여행 경비를 보험사에 요구하는 등의 갑질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불완전판매비율 역시 전속보험채널이 지난 2018년 0.12%에 그친 반면 GA채널은 0.21%로 여전히 전속채널보다 높았다.

김창호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GA 및 소속설계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전문자격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GA가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진 조직으로 유도할 수 있게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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