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증시 급락 속 개인 투자자 연일 매수 행진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주 사들여
과거 개인 매수 집중시 투자 성공사례 많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증시가 1분기 급락세를 보인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크게 늘었다. 흔히 '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증시의 대표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동학개미운동'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동학농민운동이 평등사상을 바탕으로 봉건사회와 외국세력에 저항했던 것에서 착안, 지금의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대결 구도에 주목한 용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무려 20조원 가량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코스피 지수의 급락이 이어졌던 이달 들어서만 10조원 규모의 매수세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중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한때 27%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 초 2000선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지난 23일 1480선까지 급락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 그간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코스피는 1750선에 머무르면서 월간 기준으로 10%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국내 증시 하락의 중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중 단 1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중순께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반면 외국인 매도세에 대항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증시 예탁금은 40조원 규모까지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여전히 주식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기관의 순매수와 외국인의 순매도 간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개인의 순매수와 외국인 순매도의 대결 양상이다. '동학개미운동'이란 말이 나올만 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세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개인들의 집중적 매수 베팅의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주식비중 확대가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과거 저점인 2001년 9월, 2003년 3월과 2008년 10월의 사례를 분석해보면, 개인은 (투자) 성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연초 이후 순매수 23조원 중 반도체가 10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과거) 베팅강도가 가장 강했던 최상위 5개 중 2003년 IT하드웨어, 2008년은 철강이 실패했던 경험이 있지만, 가장 크게 투자했던 2001년 반도체, 2003년 증권, 2008년 조선은 모두 성공한 기록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빠르고 깊게(크게) 빠졌던 낙폭과대 업종에 주목하라"면서 "뒤늦게 PBR 저점을 깬 IT하드웨어, 자동차, 화학, 미디어 등을 단기반등의 선호업종으로 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가장 많이 집중된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다소간의 실적 둔화는 있을 수 있지만, 주가의 방향성은 여전히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어떻게 통제되고 치료제가 과연 언제 개발될 것이냐가 중요하겠지만, (삼성전자의) 이익 방향성은 우상향이고, 치료제가 연내 개발돼 상용화될 경우 내년 실적의 급 반등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그는 다만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은 매출 225조9000억원, 영업이익 30조원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10%, 20%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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